전자칠판과 DID광고판 등에 적용하는 초대형 멀티터치 기술의 국산화 경쟁이 불붙었다.
멀티터치는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여러 개의 입력신호를 동시에 인식해 기존의 싱글터치 스크린보다 입력 효율이 월등히 높다. 멀티터치 기술은 올초 소형 휴대폰 시장에서 폭발적 반향을 얻더니 전자칠판을 비롯한 대형 정보 디스플레이까지 급격히 확산됐다. 그동안 40∼110인치급 디스플레이에 적용한 초대형 멀티터치 수요를 외국업체들이 거의 석권했다. 이에 맞서 국내 벤처기업들이 초대형 멀티터치 기술의 국산화에 속속 성공하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넥시오(대표 김길선)는 국내 최초로 103인치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는 초대형 멀티터치스크린의 양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이 회사는 적외선 매트릭스 방식의 멀티터치기술을 국산화해 화면 속의 이미지를 여러 손가락으로 클릭해 이동하고 회전도 시킬 수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허공에 뜬 영상스크린을 양 손으로 움직이며 정보를 검색하는 장면이 현실로 나타났다. 김진수 넥시오 이사는 “최근 전자칠판, DID분야에서 멀티터치 주문이 크게 늘어 전년대비 두배 이상의 매출신장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하이터치미디어(대표 조만수)도 카메라 방식의 멀티터치 센서 모듈을 자체 개발하고 양산준비를 서둘렀다. 초당 28프레임으로 전자칠판의 표면을 촬영해서 정확한 터치위치를 인식하고 빠른 판서 속도를 지원하는 모듈이다. 가시광선 카메라를 쓰기 때문에 햇볕(자외선)에 노출되는 환경에서도 쓸 수 있다. 조만수 사장은 “내년 1월부터 멀티터치 센서모듈을 양산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멀티터치 센서가 국산화되면 기존 터치솔루션보다 10% 수준으로 단가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터치미디어는 또한 디스플레이 표면에서 20∼30cm 떨어진 허공에도 입력이 가능한 차세대 멀티터치기술도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대표 권영수)도 대형 터치스크린에 적용할 적외선 카메라 방식의 멀티터치 기술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