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그룹 고등학교의 치열한 인맥 싸움.’
본지가 조사한 정부, 정계, 기업 IT리더 840명의 출신 고등학교는 단연 경기고가 가장 많다. 경기고 출신은 총 69명으로 10.1%를 차지해 압도적인 인맥을 형성했다. 그렇다면 2위는 어디일까. 서울고·경복고·부산고가 모두 3%대의 비중으로 엇비슷한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이들 고등학교의 인맥을 분석한 결과 뚜렷한 특징을 보였다. 서울고는 관료와 삼성 인맥에 강했으며 경복고는 다양한 기업에 인맥이 걸쳐 있었다. 부산고는 정계 인맥과 대기업·외국계 위주 인맥을 형성했다.
◇관료·삼성 인맥이 강한 서울고=최평락 특허청 차장(74년 졸)을 비롯해 76년 졸업동기인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 오정규 청와대 국책과제2비서관, 서석숭 지식경제부 통상협력정책관 등이 모두 서울고 출신이다.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68년 졸)과 오영호 전 산업자원부 차관(72년 졸)은 현재 각각 건국대 석좌교수와 서강대 전임교수로 임용돼 서울고 관료출신 인맥 한축을 형성했다.
기업에서는 삼성 인맥이 강하다.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68년 졸),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69년 졸)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70년 졸)이 모두 고등학교 동문 선후배다. 1980년부터 삼성물산, 삼성전자 등을 거친 송보순 사장(67년 졸업)이 2001년부터 이끄는 서울통신기술도 삼성그룹 관계사다.
◇다양한 기업인맥 포진 경복고=정부·정계보다는 다양한 기업 중심의 인맥이 구성됐다. 대기업, 외국계, 중견·중소기업 등 소속도 다양하다. 대우 출신의 주영섭 현대오토넷 사장(74년 졸), 김병두 PTC코리아 대표(73년 졸), 여인갑 시스코프 사장(64년 졸), 윤문석 시만텍 대표(70년 졸), 김태영 한국사이베이스 사장(74년 졸) 등이 직연·학연 주요 포스트다.
특히 김병두 PTC코리아 대표, 염영운 동양매직 대표, 박상진 삼성테크윈 카메라사업부장이 졸업동기로 이들을 둘러싼 다양한 직연·학연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이 중 중요한 인맥 자원이 여인갑, 김병두 대표. 각각 윤문석-김익래-정규철-구본준 등으로 연결된 네트워크와 주영섭을 중심으로 김태영-박상진-차인택-김종선 등으로 연계된 두 네트워크 축을 갖고 있다.
◇정계·외국계 기업 인맥으로 약진한 부산고=이번 인맥분석에서 부산고는 정계와 외국계 기업 인맥이 강하게 작용해 2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권경석 한나라당 창원갑 의원(64년 졸), 안경률 한나라당 사무총장(66년 졸), 정종복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69년 졸), 김정훈 한나라당 부산 남구갑 의원(76년 졸)이 모두 부산고 출신이다.
대기업, 외국계 기업 출신도 많다. 표삼수 한국오라클 사장(70년 졸), 김익교 오토에버시스템즈 사장(70년 졸), 김용대 한국CA 사장(71년 졸) 등을 중심으로 최두환 KT 신사업부문장(72년 졸), 임영학 CJ홈쇼핑 대표(72년 졸), 황창규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72년 졸), 김종은 LG전자 유럽총괄 사장(67년 졸) 등이 연결됐다. 이영희 현대정보기술 대표도 부산고 70년 졸업생으로 표삼수 사장과는 현대정보통신(1998∼2001년)을 통한 학연·직장연을 동시에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