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대학](3)파리테크-그랑제콜과 앵제니외르

 프랑스에는 고등교육기관으로 대학교와 ‘그랑제콜(Grandes Ecoles)’이 있다. 그랑제콜은 공학과 함께 경영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프랑스에서 엘리트가 되기 위한 등용문에 해당한다. 많은 대형 프랑스 기업의 최고경영자 대다수가 이곳 출신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파리테크는 이러한 그랑제콜 가운데 가장 앞서 가는 선도적 위상의 교육기관이다.

 수학과 물리학이 매우 강조되며 수준 높은 관념 교육과 폭넓은 과목 구성으로 기본 원칙에 충실한 접근 방식을 자랑한다. 그랑제콜은 대부분 대학교의 한 개 학부 정도의 작은 규모를 가지며 연간 졸업생 수도 많아야 500명 선이다. 또 대부분 최소 5년의 장기 교육기간을 갖는다.

 그랑제콜은 우선 까다로운 입학 절차로 유명하다. 그랑제콜에 입학하려면 전국 규모의 시험을 치르거나 학업 성적이 매우 우수해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약 80만명의 신생아가 출생하며 이 가운데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 격인 대학 입학자격시험 ‘바칼로레아(Bac)’를 통과하는 학생 수가 47만5000명 수준이다. 이들 중 과학 전공인 ‘바칼로레아 S’를 선택하는 학생이 약 12만명을 차지한다.

 그리고 그중 학업 성적이 매우 우수한 1만3000명만이 공학 그랑제콜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한 특별 준비과정인 ‘준비반(Classe Preparatoire)’에 들어갈 수 있다. 파리테크는 그러한 응시생 가운데서도 상위 2000명의 경쟁을 거쳐 입학생을 선발하는 매우 ‘좁은문’을 자랑하고 있다.

 에콜 폴리테크닉과 같은 이공계 그랑제콜 출신은 ‘앵제니외르(ingenieur)’라고 불리며 프랑스의 과학기술과 산업계를 이끈다. 이들은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깊이 있는 기술 교육과 함께 경영관리 측면의 자질도 습득한 전천후 엘리트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다. 프랑스 정·산·학·관계는 물론이고 해외 유수의 글로벌 기업도 그들에 눈독을 들일 만큼 경제적·사회적 부와 명예를 안고 프랑스 산업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