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대학](3)파리테크-총장 인터뷰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3)파리테크-총장 인터뷰

 <인터뷰> 시릴 반 에팡테르 프랑스 파리공대(파리테크) 총장

 프랑스 최고의 이공계 엘리트 양성기관인 파리테크의 시릴 반 에팡테르 총장은 이달 초 KAIST 주최로 열린 ‘세계 연구중심대학 총장회의’ 참석차 방한해 우리 과학기술 교육계와도 상견례를 했다. 날로 가속화하는 경제와 기업의 글로벌화, 그리고 그 토대를 제공하며 빠르게 변화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 에팡테르 총장은 세계 과학기술 교육의 벤치마킹 표준모델이자 산업발전의 견인차로서 파리테크의 미래 비전을 압축하고 학문과 출신(지역), 기술의 다양성에 바탕을 둔 열린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KAIST 등 국내 대학과 연구협력 확대를 위한 사절단 파견까지 계획 중인 그를 만나봤다.

 -학교 경영과 관련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파리공대는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12개 이공계 학교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물론 일부 학교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세계 과학기술 교육시스템의 표준이자 성공모델로 자리 잡는다는 파리공대의 비전을 구현하는 것이 경영의 최우선 목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최고의 인재와 교수진을 흡수할 수 있도록 우리 연구성과의 명성을 높이고 커리큘럼의 탁월성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교육과정과 대부분 박사과정 논문은 온라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파리공대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그랑제콜 앵제니외르(ingenieur)를 배출하는 프랑스 이공계 과학교육 시스템은 기초과학, 특히 수학에서 매우 수준 높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또 전체 학생의 3%만이 그랑제콜에 입학할 수 있을 만큼 우수한 학생들이 선발된다. 특히 졸업생들이 과학 기술에서 경영 기술까지 체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회문제·경제학·인문학·스포츠 등이 융합된 교육과정으로 꾸며지며, 기업들과도 의무 인턴십과 콘퍼런스 프로그램, 교수진 활동 등에서 긴밀한 연계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건학이념은.

▲우리는 더욱 미래 지향적인 활동을 통해 세계 과학기술 교육과 실제 적용에서 표준 벤치마킹 모델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프랑스 교육시스템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더욱 진작, 발전시켜야 하는 시대적 책무를 지니고 있다. 항상 미래지향적이며 선도적인 기술성과와 시험(검증)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사회적인 엘리트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출신과 기술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산·학협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엔지니어링 일반 석사 외에도 핵엔지니어링·자동차·IT 등 분야에서 프랑스 대형기업들이 지원하는 특수전문 석사 제도를 운용 중이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수많은 기업과 연구협력 계약을 맺고 다양한 활동을 수행, 발전시켜오고 있다.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에 부응하기 위해 대학의 기초학문을 응용한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이 대학에 요구하는 것도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교수진 채용과 학생 선발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교수 채용은 대개 국가 시험을 거쳐 이뤄진다. 우리는 또 특정 연구를 위해 기업들의 재정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단기 교수재임 제도도 운용 중이다. 평가 시스템은 공개적인 연구활동을 기초로 이뤄지며 학생들의 자체적인 교육과정 평가 시스템도 가동되고 있다. 학생 선발은 국가 차원에서 2년의 사전 교육과정을 거친 뒤 매우 어려운 과학기술 문제를 다루는 고난도 시험을 통해 이뤄진다. 외국학생은, 복수학위 협정을 통해 석사 레벨에서 교환학생을 받는 방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중국·브라질·러시아·베트남 등 프랑스 기업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일부 나라를 대상으로 시험을 주관하기도 한다. 이는 복수 문화·교육 배경을 가진 우수한 학생선발을 늘리기 위함이다. 파리공대 재학생들에게는 항상 자신만의 전문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전에 제너럴리스트로서 접근을 유지하고 연구소, 기업 등과 면밀한 접촉과 관계유지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도 우리가 항상 교육과정에서 주문하고 있는 사항이다.

-한국 대학과 교류협력 계획은 없는가.

▲이미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협정을 맺고 일부 학생들이 교환이수 과정에 있다. 향후 더욱 많은 한국 내 기술 관련 대학과 교류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IT·이미징 등 분야에서 실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파리공대 대표 사절단 파견을 계획 중이다.

  이정환기자, victolee@

 

※프로필: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최고의 이공계 대학인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했다. 지난 2000년부터 프랑스의 농업·산림·환경 등 관련 분야 연구원장을 역임했으며 2007년 파리공대 총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