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업계가 첨단 IT부품의 가공 수요에 눈을 돌렸다. 기존 자동차, 조선용 기계류 외에 IT부품의 정밀가공을 통해 새로운 공작기계 수요를 창출하려는 포석이다.
22일 두산인프라코어, 위아, 화천기계 등 국내 3대 공작기계업체는 지경부의 생산시스템 부문 신규 전략기술과제로 ‘IT부품 전용 머시닝센터’의 공동개발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 회사는 우선 소형 IT부품을 대량가공하는데 최적화된 초고속, 고신뢰도의 차세대 머시닝센터 기술을 3년내 확보하기로 했다. 공작기계산업을 대표하는 메이저 업체들이 힘을 합친 배경은 국내외 IT부품업계에 새로운 형태의 공작기계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공작기계는 자동차, 조선산업에서 단단한 금속부품을 가공하는데 맞춰져 있다. 자동차 실린더를 깎던 머시닝 센터로 작은 휴대폰 부품을 성형하기란 매우 어렵다. IT부품업계는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무른 비철재료를 고속으로 가공하는 공작기계를 요구한다.
일본 도요타와 마작은 2000년대 초반부터 IT부품 전용 공작기계를 선보였다. 국내 IT부품업계의 공작기계 수요는 대부분 외산장비가 석권했다. 전문가들은 공작기계 내수시장의 15%가 IT부품 가공용이며 향후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두산인프라, 위아, 화천기계는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가공속도가 3배나 빠른 초고속(4만∼5만 RPM) 머시닝 센터, 수만개의 IT부품을 가공해도 2미크론 이하 정밀도를 유지하는 고신뢰성 머시닝 센터, 마치 젓가락을 쓰듯이 자유롭게 가공축을 돌리는 유연성 머시닝센터를 각각 개발키로 했다. 세 회사는 오는 2012년부터 IT부품 전용 머시닝센터를 시판해 연간 7000억원의 국내외 시장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찬홍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공작기계업계가 성장속도가 빠른 IT부품 가공수요를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IT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서 IT부품 가공장비의 국산화는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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