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피해 중기에 보증선다”

“키코 피해 중기에 보증선다”

 수출보험공사가 경영이 양호한데도 키코(KIKO, 환율변동 헤지 파생상품) 사태로 단기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금융권 보증을 선다.

 유창무 수출보험공사 사장은 23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환 변동으로 인해 좋은 기업이 자금난을 겪는다면 자금환수금 납부기간을 2년간 유예하도록 한다”며 “키코 때문에 이 기간을 연장하는 것보다는 기업 경영실적이 우수한 곳 중 환수금 부담으로 유동성 문제가 있는 곳을 선별해 우리가 보증을 서고, 은행이 자금을 융통해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그렇지만 키코 상품을 우리가 판매한 것도 아니고 해당 피해에 대한 직접 부담은 우리의 능력을 넘어가는 것”이라며 선을 분명히 그었다.

 수출보험공사는 또, 미국발 금융 위기와 전 세계 경기 위축에 대응해 수출보험의 위기 관리 체제에 전면 돌입했다. 유 사장은 “수출 경기가 위축될수록 수출보험에 의지하려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리스크(위험) 부담도 커지는만큼 수출보험공사의 위기관리력은 높일 수 있는 시험대도 될 것”으로 분석했다.

 국가 신성장동력 중 중요한 테마의 하나로 잡힌 신재생에너지의 수출상품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유 사장은 “(기업들이) 리스크 때문에 함부로 투자할 수 없는 분야가 많다”며 “산업육성에 필요한 기업을 찾아가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별도의 수출 상품 대상으로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직변화 방향에는 역량 강화론에 힘을 뒀다. 그는 “임원은 외부 배경으로 임명된 사람이 아니라 내부에서 노력해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 대부분”이라며 “현재로선 조직을 어떻게 쇄신하는지보다는 안정적으로 운영해 대외에 발을 디디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출보험공사는 이날 수출보험 지원실적(수출기업이 수출보험에 가입한 총 금액)이 100조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992년에 지원 실적 1조8000억원으로 출범한 이래 16년 만에 무려 55배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셈이다.

이진호기자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