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활용한 조명용 패널 사업 진출을 추진한다.
최대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인 LG화학이 차세대 조명으로 각광받는 OLED 패널까지 양산할 경우 전통적인 재료 사업의 한계를 크게 뛰어넘는 것은 물론 향후 국내 OLED 조명 시장이 개화하는 데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는 그룹내 디스플레이 전문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능동형(AM) OLED 패널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양산투자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사업 영역을 둘러싼 갈등의 소지도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대표 김반석)은 최근 OLED 조명용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2세대급(200㎜*200㎜) 연구개발(R&D) 장비 1대를 도입했으며 추가 장비 1대를 R&D 용도로 구축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OLED 조명용 패널 장비를 도입한 것은 사실이나 당장 양산을 위한 목적은 아니다”면서 “지금으로선 사업화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비록 R&D 용도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디스플레이 재료 사업에만 머물러 왔던 LG화학이 패널 ‘양산’을 염두에 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LG화학은 지난 3월에도 OLED 재료 원천특허 보유업체인 미국 ‘UDC’사와 제휴를 맺고 OLED 고효율 소자구조를 공동 개발키로 한 바 있다. 기존 유기재료(공통층) 사업에 이어 이미 OLED 분야에 공격적인 확대를 추진해 온 것이다.
LG화학이 OLED 조명용 패널 사업에 관심을 쏟는 것은 시장 잠재력이 높으며 효율적인 양산 투자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OLED 패널을 활용한 조명은 고휘도·저전력의 장점과 더불어 면 발광이 가능해 향후 다양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생 분야다.
이미 휴대폰과 자동차용 조명에 OLED가 속속 채용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는 일반 가정이나 공공건물에도 조명용 유리로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이 OLED 조명용 패널 사업에 나설 경우 독자적인 건축자재 브랜드인 ‘지인’을 통해 방대한 규모의 일반 가정 시장을 공략할 수도 있다. 기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사업과 합쳐 새로운 유통 사업 모델이 가능한 셈이다.
또한 디스플레이용 OLED 패널은 TFT 기판에 적·녹·청 유기물질을 증착해야 하지만 조명용 패널은 백색 유기물질만 증착하면 가능해 양산성도 뛰어나다.
과제도 많다. 아직은 대면적 OLED 양산 기술이 뒤처지는데다 이를 활용한 조명도 국내에서는 개념조차 생소한 탓에 시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더욱이 관계사인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AM OLED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상황에서 특단의 ‘교통정리’ 없이 LG화학이 특정 응용분야에 불과한 조명용 패널사업만 영위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