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중원의 게임, 아시아를 호령한다!

[글로벌리포트]중원의 게임, 아시아를 호령한다!

 몇 년 동안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많은 기대작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이렇다 할 게임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사이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중국의 게임업계는 그동안 노력의 결실을 얻고 중국 안팎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때 한국 게임이 장악했던 중국 시장에서 중국 유저의 성향에 맞게 중국 업체가 자체 개발한 온라인게임이 한국 온라인게임을 대체하고 있다. 중국 게임업계의 변화된 위상과 한국 게임 업계들의 추락한 위상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한국 온라인게임을 수입해 서비스하던 기존 중국 게임 업계는 장시간의 개발 투자로 중국 온라인게임 유저의 성향과 중국의 낮은 PC 사양 환경에 맞는 게임을 개발했다. 까다로운 중국 유저의 입맛에 맞는 게임 개발에 끊임없는 투자와 새로운 시도를 아끼지 않아, 지난해와 이어 올해도 그 결실을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게임업체인 완미시공, 샨다온라인, 킹소프트는 중국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 국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이미 28개의 게임을 해외로 수출해 서비스를 했으며 올해도 그 가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완미시공의 ‘완미세계’ ‘무림외전’은 한국·일본·말레이시아·태국·브라질 등 17개의 국가지역에 수출됐고, 여러 국가에서 게임순위 5위 안에 들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샨다온라인의 ‘전기 세계’ ‘크레이지카트’는 베트남에서 서비스되고 있고 ‘몽환국도’ ‘크레이지 카트’는 중국·홍콩·마카오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킹소프트는 베트남에서 ‘검협정연’을 서비스해 베트남 온라인 시장의 8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 2위 또한 킹소프트의 ‘봉신방’이 차지하고 있다. 가격이 낮고 질은 떨어졌던 중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인식이 아시아 시장에서 많이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중국 온라인게임에서 많은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는 거인온라인의 ‘정도’ 역시 해외시장을 목표로 한 정도 국제판을 내놨다. 중국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성공을 거두고 있는 중국 게임들을 보면 한국에서 개발해 중국에 서비스된 게임들과 유사한 점이 많다. 따라서 한국 게임을 카피했다는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다. 실제로도 중국에서 서비스되는 많은 게임은 한국 게임과 조작방식 플레이 소재 등이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한국 게임과 유사한 게임을 개발 중국 게임업체가 한국 게임업계보다 한발 빠르게 해외에 수출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넥슨의 ‘카트라이더’와 유사한 샨다온라인의 레이싱 게임은 넥슨보다 한발 앞서 태국 시장에 진출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T3에서 제작한 ‘클럽오디션’과 유사한 중국의 댄스 게임은 한국에도 수입돼 서비스되고 있고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다중접속게임(MMORPG) 게임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완미시공의 MMORPG ‘완미세계’가 국내에 서비스됐다.

이들 중국 업체의 게임이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한국 게임보다 가격은 낮지만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게임 업데이트 주기가 짧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동남아시아의 저사양 PC를 고려해 게임 개발한 것도 중국 게임 업체 약진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한국 게임이 다시 중국 시장과 아시아 시장을 호령하기 위해서는 보다 발빠르게 중국 게임업체들의 전략에 대처해야 한다. 중국 게임의 해외 시장 진출은 장기적으로나 단기적으로나 국내 게임업계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중국 게임업계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한국 게임업체들은 압도적인 기술개발을 위해 더 많은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사실 중국 게임업체의 해외 진출과 성공에는 한국 게임업체들의 소홀한 인력관리도 한몫을 했다. 많은 한국 게임 개발자들이 국내에서보다 더 나은 대우로 중국 업체에 고용되고 있다. 이러한 인력이 해외로 나가면 동시에 국내의 기술도 같이 나간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중국 시장 서비스 시 항상 문제됐던 불법서버의 관리에도 좀 더 강력한 대응을 했더라면 현재와 같은 결과를 초래하진 않지 않았을까.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중국 게임업체들이 아직 북미시장에서 이렇다할 성공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게임업체들의 북미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시라도 빨리 예전의 한국게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 노력해야 아시아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으로 나서는 모험에 나서야 한다. 같은 형식의 플레이와 식상한 소재, 개발 일정에 맞춘 불완전한 게임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급급하기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중국 시장과 더불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단순한 플레이 방식보다는 더 다양한 소재와 새로운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발단계에서부터 국내시장을 비롯한 해외시장을 고려한 게임 개발이 필수적이다.

 신가영 그라비티 글로벌사업본부 LC팀 gashen@gravit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