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국내 휘발유가 급락세에도 불구, 액화석유가스(LPG)의 판매가격은 오히려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8일 SK가스와 E1 등 국내 주요 가스업계는 내달 LPG 공급가를 ㎏당 50원 가량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들어 급등한 환율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이유다.
E1 관계자는 “1150원대의 고환율 여파로 수입결제 자금이 증가했다”며 “국제 LPG가격도 떨어지고는 있지만 언제 다시 급등할지 몰라 국내 판매가 연동은 조심스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달 국내 LPG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사우디아람코사의 9월분 LPG 기간계약가격(CP)이 프로판의 경우 톤당 800달러, 부탄은 840달러로 결정됐다. 전달 대비 각각 60달러와 50달러씩 인하된 가격이다. 특히, 사상 최고로 치솟았던 지난 7월에 비해 프로판과 부탄 모두 톤당 100달러 이상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은 LPG가격이 휘발유처럼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LPG 업계의 이같은 대처로 고가 LPG 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홍창의 관동대 교수는 “주유소와 충전소의 브랜드가 거의 정유사와 일치함에도 불구, LPG 가격결정 구조가 휘발유와 다르다는 가스업계의 논리는 넌센스다. 원유 수입 때도 결제는 달러”라며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휘발유가의 1.5배나 폭등시키더니 내릴 때는 오히려 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대기업의 폭리행위”라고 지적했다.
LPG는 택시와 장애인 차량,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내 가정이나 영세 상점 등 비교적 사회적 약자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서민용 에너지원이다.
류경동기자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