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모니터업계 환률 상승에 3중고

 대만산 LCD 패널을 수입해 중저가 모니터를 제조·판매하는 중소 모니터업체들이 큰 폭의 환율 상승으로 판매가 위축되고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평균 3개월치 분량의 고가 LCD 패널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업종 특성상, 재고 부담까지 늘어나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티씨정보통신·오리온정보통신·피씨뱅크21 등 중소 모니터업체는 환율 악재에 따른 패널 수입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

 이들은 연초에 900원대 환율을 기준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까지 급등하면서 예상보다 20% 이상 더 비싸게 패널을 수입하고 있는 형편이다.

 더욱이 LCD 모니터는 패널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최고 6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어서 영업이익도 20% 이상 동반 하락, 수익성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리온정보통신 마케팅 관계자는 “전량 현금으로 구입해야 하는 패널 특성상 환율이 오르면 손실 부담이 가중돼 영업이익에 타격을 받고 있다”며 “특히 원자재값 상승과 수입업체들의 가격 공세로 인해 경영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완제품을 수입·유통하고 있는 뷰소닉코리아는 LCD 모니터 1대당 수십달러의 적자를 감수하고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한 판매 감소도 불가피하다. 특히 주연테크·삼보컴퓨터·이안컴퓨터 등 PC 제조사가 OEM 물량을 크게 줄이고 있다. 총판매량의 50%를 OEM 공급에 의존하고 있는 비티씨정보통신이나 오리온정보통신은 PC 제조사의 주문량이 급감했다. 피씨뱅크21도 대원컴퓨터에 공급해오던 물량이 최근 중단돼 예산 집행을 뒤로 미루거나 축소하는 등 경비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총판을 통한 직판 물량도 줄어들고 있다. 오리온정보통신도 총판 채널인 오리온디스플레이와 지인디스플레이에 공급하는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비티씨정보통신도 제우스LCD·유어아이디의 총판 물량이 지난해보다 많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모니터업계는 적정 재고를 유지하면서 시장 수요에 맞춰 가격을 재조정하는 한편, 틈새 제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비티씨정보통신 관계자는 “경기 불안으로 인해 당장 구매가 필요한 소비자도 관망하고 있다”며 “이달 초에 출시되는 16 대 9 비율의 23인치 모니터로 시장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수현 뷰소닉코리아 사장은 “내년 2월 정도가 돼야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며 “22인치를 주력으로 24·26·28인치를 추가로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