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대표적인 터치솔루션 업체인 이랜(ELAN)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이 분야 강자인 미국 시냅틱스가 최근 디자인센터 연내 설립 계획을 밝혀 우리나라 시장을 둘러싼 양사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본지 9월 26일자 10면 참조> 두 회사는 미국에서 특허침해 소송을 벌이는 등 라이벌 관계다. 우리나라 터치솔루션 업체 가운데 칩부터 모듈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회사가 거의 없어 두 외국업체의 경쟁을 손놓고 지켜봐야만 하는 입장이다.
이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대표 예이하오)는 이르면 연내 지사를 설립해 한국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랜은 대만의 터치솔루션 선두업체로 미국, 일본, 대만 등 전세계 주요 휴대폰·전자제품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예이하오 이랜 회장은 지난주 방한해 국내 휴대폰제조사 고위 임원을 만났다. 한국에서 현지생산 관련 협력할 수 있는 회사와 미팅도 가졌다. 터치폰을 필두로 세계 터치시장 거점이 된 한국의 중요성을 인식, 사업에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예이하오 이랜 회장은 “휴대폰을 첫번째 타깃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내비게이션·MP3·PMP 등도 관심 대상”이라면서 “기술지원을 담당하는 한국지사를 이르면 올 연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랜은 터치의 양대방식중 인체에서 나온 정전기 변화를 인식하는 정전용량 방식이 주력 분야다. 센서·칩·모듈까지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는 고객대응력에, 가격경쟁력과 핵심부품인 IC 기술력도 뛰어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랜은 대만·중국 현지회사들과 협력, 터치부품중 원가비중이 높은 ITO글라스를 저가에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ITO글라스는 투명하면서도 전기가 통하는 물질인 ITO를 박막 코팅한 유리로 터치패널에 사용된다. 여기에 터치센서 IC도 8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내장, 경쟁사 대비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냅틱스는 연내 디자인센터를 구축하고 고객 맞춤형 설계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 휴대폰제조사들이 요구하는 제품을 국내 지사에서 직접 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이랜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시냅틱스를 상대로 터치기술중 하나인 ‘멀티핑거’ 특허침해소송에서 승소, 기술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과시했다. 두 회사의 소송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랜은 지난 1994년에 설립해 대만증시에 상장한 회사다. 지난 상반기 21억5025만 대만달러(한화 795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했다.
설성인기자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