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콤, 수출 살아난다

 ‘아이리버’가 해외 시장에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레인콤(대표 이명우)은 해외 판매망을 새로 구축하고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30일 밝혔다.

 이명우 사장은 “미국은 애플 아이팟이 이미 시장을 평정했지만 유럽은 상황이 다르다”라며 “이들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전체 매출의 20%에 불과한 수출 비중을 오는 2011년에는 80%까지 끌어올려 놓겠다”고 말했다.

 레인콤은 이를 위해 먼저 다소 방만하게 흩어져 있던 해외 사업장을 새롭게 정비했다. 미국·유럽 등에 있던 법인을 홍콩·미국으로 단일화했으며 나머지는 모두 판매 지점으로 바꿨다. 대신에 각 지역·나라 별로 든든한 파트너를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새롭게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레인콤 측은 “선택과 집중 차원으로 해외 조직에 변화를 주었다”라며 “현지 기업과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이들 유통망과 마케팅 노하우를 활용해 직접 진출의 위험 부담을 줄이면서도 현지에서 입지를 안정적으로 구축하자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현지 유통망이 강한 나보그룹과 전방위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또 아이리버 브랜드 인지도를 확산하기 위해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독일에서 열린 ‘IFA’에도 참가했다.

 일부 제품에서는 이미 가시적인 수출 성과가 나오고 있다. 대표 모델이 디즈니 모양을 본 떠 만든 MP3P ‘엠플레이어’다. 이 제품은 지난 1월 세계 시장에 문을 두드린 뒤 판매량이 치솟으면서 상반기 이미 100만대를 팔아 치웠다. 레인콤 측은 “러시아·유럽·중남미 등 애플의 시장 지배력이 약한 지역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출 제품도 다양화해 MP3/4P 위주에서 전자사전·PMP 제품 등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레인콤은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수출과 내수를 합쳐 101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MP3P 아이리버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면서 ‘중소기업 성공 신화’로 불렸던 레인콤은 지난 2004년부터 사업 성장세가 주춤했다. 급기야 2007년 보고펀드에서 자금을 수혈 받아 재기에 나섰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