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세 배 높은 금속공기전지가 실용화 단계에 들어간다.
경기도 성남의 벤처기업 미트(대표 백동수)는 금속과 산소의 반응을 이용한 금속공기전지를 최초로 국산화하고 양산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금속공기전지는 마그네슘, 알루미늄, 아연을 공기 중 산소와 결합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2차 전지를 일컫는다.
화학적으로 안정된 금속을 쓰기 때문에 여타 이차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월등하다. 기존 2차전지는 중량당 에너지가 30 ∼140 Wh/kg이지만 금속 연료전지는 200∼500 Wh/kg 에 달해 훨씬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전지내부에 화학산화제가 없어 폭발이나 화재의 염려도 없다. 당연히 배터리의 부피와 무게가 크게 줄어든다. 수소나 알코올을 사용하는 연료 전지보다 훨씬 저렴하고 안전성과 낮은 온도에서의 작동능력도 우월하다. 금속판 자체로는 자가방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수십년이 지나도 전해액만 섞으면 곧바로 작동하는 신뢰성을 갖는다. 군부대에서 가혹한 환경에 노출되는 군용 배터리로는 최적이다.
미트는 지난 2004년부터 금속공기전지의 핵심부품인 공기전극의 개발에 착수해 양산단계에 도달했다. 셀당 전압이 낮고 발열이 심한 기술적 단점도 극복했다. 지난해는 자체 제작한 마그네슘 재질의 금속공기배터리가 미군의 휴대용 통신장비로 납품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국방부 지원으로 신형 AM, FM 통합무전기에 들어갈 금속공기 배터리도 개발 중이다. 미트는 내년부터 방산분야가 아닌 민수시장의 금속공기전지 수요를 공략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같은 계획에 따라 금속공기전지 중에서 에너지 밀도가 가장 높은 아연공기전지의 시제품(사진)을 완성하고 전기차 업계에 납품을 논의 중이다.
백동수 미트 사장은 “금속공기전지는 향후 군사장비, 전기차, 로봇, 잠수정 등에 최적의 전원공급장치이다. 내년초 금속공기전지의 양산체제가 가동되면 전기차 시장이 큰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