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정기 인사가 한 달가량 앞당겨진다.
지난해와 올해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 정기 인사가 소폭에 그친 상황에 비춰 볼 때 그동안 미뤘던 일부 사장단 인사도 단행되면서 큰 폭의 보직 이동과 승진 등 세대 교체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1일 “이건희 회장의 대법원 공판이 끝나는 대로 인사를 실시할 개연성이 높다”며 “최종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늦어도 12월 중순까지는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은 통상 매년 1월 15일 무렵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으며 이를 기점으로 1주일 전후해 임원 정기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은 이미 지난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 등 주요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임원 승진 대상 부장의 공적 조사와 심의를 시작했다.
삼성 계열사의 한 인사팀장은 “이건희 전 회장의 최종 공판이 끝나기 전까지는 확실한 일정을 잡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인사 자체가 당겨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인사팀도 지금부터가 눈코 뜰 새 없이 가장 바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 안팎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2년 가까이 사장단과 주요 사업부장의 변동이 없었지만 이번 인사는 일부 사장단까지 포함한 대규모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또 정기 인사와 맞물려 이재용 전무의 거취도 최종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삼성 정기 인사에서 가장 큰 변수는 이 전 회장의 공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장 2심 공판은 10월 1일에서 10일로 미뤄졌다. 그러나 항소심 선고는 특검 혹은 이 전 회장 측이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갈 공산이 크다. 특검법상 2개월 안에 대법원도 결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12월 초순에 이 전 회장 공판이 모두 끝나고 한층 홀가분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삼성 인사가 예고된 12월 중순은 LG전자 정기 인사 철이어서 연말을 기점으로 내년 국내 전자산업을 이끄는 양대 산맥인 삼성과 LG전자의 새로운 경영진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