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산업의 차세대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 중인 ‘디지털 노광기’ 개발 사업이 마침내 시동을 걸었다.
디지털 노광기 개발 사업은 국내 업계가 그동안 소모적인 경쟁에서 탈피, 대-대·대-중소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R&D)을 함으로써 상생협력의 성과물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진행 중인 대표 프로젝트다.
1일 업계 및 관계기관에 따르면 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 주관 하에 최근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와 LG전자 생산성연구원은 4개의 장비 전문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디지털 노광기 개발 사업을 전략기술 개발과제로 한국산업기술평가원에 신청했다. 삼성전자는 노광장비 전문업체인 OFT와 함께 시스템 통합 분야를, LG전자는 투엠테크와 공동으로 광학기술 분야를 각각 수행하기로 했다. 나머지 제어기술 분야에는 풍산시스템이, 물류기술 분야에는 전문업체인 에버테크노가 각각 참여하기로 했다.
이 공동 R&D 사업은 우선 1단계로 오는 11월부터 3개년간 민·관 출연금 총 300억원을 투입해 5세대 이하 LCD 패널을 양산할 수 있는 디지털 노광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오는 2012년부터 2년간 200억원을 들여 8세대 이상 대면적 LCD 패널 양산용 장비를 개발, 그동안 전량 일본에 의존해왔던 노광기를 국산화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노광기 수요기업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참여기관으로 포함해 향후 개발할 장비의 양산성을 현장에서 검증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 업계 외에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연세대 등 6개 대학도 기초연구 위탁기관으로 참여해 노광장비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
연구조합의 최영대 팀장은 “핵심 장비 기술은 산업 전반의 파급 효과가 크지만 장기적인 대규모 개발 투자가 소요된다는 점에서 업계 공동 R&D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이번 디지털 노광기는 기초 기술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장비·소재 산업의 동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
<용어해설>
노광기는 TFT LCD 패널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핵심 공정장비다. 마치 카메라처럼 포토마스크에 빛을 쪼여 유리기판에 회로를 그려주는 공정을 수행한다. 지금까지 일본의 니콘·캐논 등 세계적인 광학 업체들이 노광장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왔다. 업계가 새로 개발할 노광기를 디지털노광기라고 부르는 것도 외국 기업의 이러한 광학 기술을 넘는 특허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