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시장이 3분기 들어 눈에 띄게 안정을 찾고 있다. 이통시장 과열 정도를 보여주는 번호이동 가입자가 지난 2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전문가들은 4분기 이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쟁 자제 분위기= 3분기 이통시장은 순증 가입자 수를 꾸준히 늘려가면서도 보조금 규제 폐지 등 제도 변화를 앞두고 출혈경쟁을 벌였던 지난 2분기와 달리 이통 3사 모두 경쟁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이통 순증 가입자는 총 30만4988명으로 국내 이통 누적가입자는 4527만4511명을 기록했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석 달 동안 13만1587명을 끌어모아 2287만5785명의 누적 가입자를 달성했고 KTF는 10만6584명이 순증한 1425만8546명으로 나타났다. LG텔레콤은 3분기에 가입자 6만6817명이 늘어나 누적 가입자 814만180명을 달성했다.
이통사들은 순증 가입자를 늘려가면서도 경쟁을 최소화했던 것으로 보인다. 타 사업자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번호이동 가입자는 3사가 총 45만343명으로 지난 5월과 6월 각각 100만명이 넘었던 수준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특히 9월 들어서는 번호이동은 전달보다 줄어들고 010 신규 가입자 폭이 커졌다. SKT의 번호이동 가입자는 지난 8월 18만명에서 9월 17만명으로 줄었지만 010 신규 가입자는 34만명에서 42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KTF 역시 번호이동은 8월 18만명에서 9월 17만명으로 축소되고 010 신규는 22만명에서 26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LGT도 010 신규 가입자가 5000명가량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과열 경쟁을 피하는 분위기에서 이통사들이 010 신규 가입자 유치에 무게를 뒀다”면서 “번호 이동을 줄여 서로 자극하지 않으려고 010 신규 가입자에 리베이트 금액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도 안정될 것=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 부진했던 재무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많이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KTF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이통사 전반적으로 악화된 재무 성적표를 보였다.
또 의무약정 가입자 비중이 증가하면서 번호 이동 시장에 불이 붙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쟁 자제 권고 등 정부의 의지까지 확고한만큼 시장 안정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송재경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통사들이 상반기 적자 혹은 이익 감소에 따른 재무적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4분기에도 경쟁이 완화되면서 이익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지혜기자 gotit@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이통사 3분기 가입자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