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에서 에너지자원공학과 신설이 잇따르고 있다. 그간 자원공학과는 전자공학이나 기계공학 등 다른 공대 학과에 비해 별로 주목받지 못했으나 현 정부들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신입생 지원율, 학과 지원금 등이 급속히 늘고 있다. 또한, 에너지 파동이 일어나면서 제품 원가를 낮추려는 기업의 움직임이 에너지 인재 유입으로 나타나면서 대학 에너지자원공학과에 보내는 러브콜도 급증하고 있다.
5일 대학가에 따르면 올 들어 에너지자원공학과를 신설하거나 기존 학과를 에너지 관련으로 재편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서울대는 기존 에너지시스템 공학부를 확대할 계획에 있으며 연세대는 신에너지시스템공학과를 신설할 계획이다. 또 일부 대학은 정부의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 정책과 기업의 요구에 맞춰 에너지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있다.
에너지시스템공학과나 해양에너지를 포함한 해양자원을 다루는 해양에너지시스템 공학부 등을 만드는 학교도 있다. KAIST는 해양인프라시스템공학학과를 신설하고 기존 융합학과를 확대·개편할 예정이다.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울산과기대는 아예 신재생에너지공학부를 신설하고 개교와 함께 ‘에너지 특성화 연구소’를 세우기로 했다. 또한, 지난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분원을 학교 내에 설치하기로 했다.
에너지자원학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부의 경우 지난해 수시 2학기 특기자 전형에서 8.38대 1을 보였던 것에 비해 올해 전형에서는 9.3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아주대 일반대학원 내 에너지시스템 학부의 경우 일반 대학원이면서도 다양한 국책연구 과제 등을 수행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들의 이런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자원 등을 전문적으로 응용 및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재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최근 유가가 요동치면서 에너지 가격이 제품 가격과 기업 손익을 결정짓는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되면서 기업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에너지 전문인재 수요 증가로 인해 ‘품귀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SK에너지나 STX조선 등 대기업은 에너지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어 에너지관련 학과가 이공계열 취업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울산과기대는 아예 학과 커리큘럼에 울산공단 내 에너지기업에서 일정 학기 동안 일을 하는 인턴제를 둬 실무 인재 육성에 보다 신경을 쓰겠다는 계획이다.
강주명 서울대 에너지시스템 공학부 교수는 “시장에서 필요한 에너지 인재가 3000명이라면 현재 300명 밖에 수급이 안 된다”며 “에너지공학부를 나온 학생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고 국내 기업도 일반 연봉의 1.5배 이상을 주고 데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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