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의 첨단 기술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더해진 ‘디지로그(digilog)’ 성향의 IT 기기가 주목받고 있다.
‘디지로그’란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의 합성어로 두 분야 장점을 모두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적인 느낌의 아날로그가 디지털 기기의 차가운 이미지를 상쇄하고 이용자에게 새로운 감성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디지로그’ IT 기기가 큰 관심을 모은다.
매일 차 안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에게 책 한 권의 여유를 선물하는 내비게이션이 있다. SK에너지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엔나비는 최근 내비게이션으로 독서가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여 인기다. 대표적 오디오북인 ‘오디언(www.audien.com)’과 연계해 원하는 작품을 차 안에서 내려받아 들을 수 있다.
엔나비 단말기(SM-8082)를 탑재한 차량이 SK주유소에 접근하면 주유소에 설치된 블루투스 기지국에 자동으로 접속되며 이를 클릭하면 오디오북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오디오북은 단순히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성우들의 연기를 비롯, 첨단 음향 효과까지 합해져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한 편의 영화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내비게이션은 운전 중뿐만 아니라 천천히 길을 걸어갈 때도 안내자 역할을 한다. 빌립의 ‘X70 VANT’는 내비게이션과 PMP를 결합한 17.9㎝(7인치) 제품으로 GPS 모듈을 내장해 산책을 할 때에도 친절한 길 안내가 가능하다. 동시에 선선한 가을 날씨 속 야외에서도 TV를 볼 수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장점만을 더한 것이 ‘디지털액자’다. 삼성 디지털액자 ‘SPF-83H’는 디지털카메라 안의 사진 파일을 복사한 후 액자에 바로 재생시킬 수 있다. 별도의 리더로 파일을 복사할 필요 없이 여러 종류의 메모리를 바로 연결해 쓸 수 있어 편리하다. 디지털액자답게 8인치 크기의 모니터로 고화질 감상도 가능하다.
종이에 글을 쓰면 PC에 자동으로 입력되는 ‘페이퍼 태블릿’도 등장했다. 이지시스템이 선보인 핸드라이팅 전자 입력 도구인 ‘페이퍼 태블릿’은 종이와 컴퓨터 화면을 일대일로 연결, 종이에 쓰는 글자가 화면에 그대로 입력된다.
김도성 SK에너지 카라이프사업부 상무는 “잊혀져 가는 감성을 찾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아날로그에서만 할 수 있었던 것들을 디지털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IT 기기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