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환 보유액 본격 투입

  정부가 이번주부터 외환보유액을 금융시장에 본격 투입키로 함에 따라 외화난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투입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 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상원의 구제금융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 여전해 중기와 은행의 달러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 외화자금난을 겪고 있는 금융권에 외화유동성을 본격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다음주부터 개별은행이 수출 중소기업의 무역어음을 할인해주면 수출입은행이 재할인하는 방식으로 50억달러의 자금을 공급하겠다”면서 “외화유동성의 불확실성을 확실히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앞서 외국환평형기금 100억달러를 스와프시장에 공급, 달러유동성 부족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신용경색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환보유액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396억7000만달러로 전달에 비해 35억3000만달러가 감소했다. 올들어 줄어든 규모가 225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에 2642억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그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보유액을 적극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는 만큼 외환보유액은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위기가 확산됐을 경우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외환보유액 규모가 세계 6위로 적지 않은 수준이고 9월중 감소액도 주요 외환보유국들에 비해 작지만 올해 들어 6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걱정스럽다는 지적이다.

권상희기자,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