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다이어트` 中企가 `부작용`

 새 정부가 추진하는 정부기관·공기업의 획일적 예산과 인력 감축이 공공부문 납품 단가 인하 압력으로 이어져 납품 업체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더욱 힘들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예산 감축이 소모성 비용 축소보다 핵심 사업의 추진력 감퇴 등으로 왜곡될 우려도 제기됐다.

 6일 최철국 민주당 의원(경남 김해을)은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서 지경부 소속 81개 기관을 전수 조사한 결과, 예산 삭감에 쫓긴 기관들이 장비 구입 계약 단가 인하, 중소기업 지원사업비 축소 등으로 관련 중소기업에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공기관이 정부기관이자 발주처라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일방적으로 계약단가를 인하하거나 깎으려 한다”면서 “정부의 예산 삭감 추진이 그렇지 않아도 힘든 중소기업을 더욱 더 힘겹게 만드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강조해 온 지경부 차원에서 합리적인 대안 제시와 함께 불공정 행위가 있을 때는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지경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전략, U-IT 허브 구축사업 등의 사업 축소로 예산 439억원을 줄인 것을 비롯해 중소기업청의 창업인프라구축사업 축소, 특허청의 핵심반도체 설계 재산권 창출 촉진 등 각 부처의 핵심 사업을 잇따라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예산 절감 효과는 있겠지만 꼭 필요한 전략 사업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중앙부처 조치에 발맞춰 공기관까지 예산 축소를 위해 기관 고유 목적이 담긴 전략사업을 축소하거나 위축하게 되면 산업 전반의 장기적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 의원은 “대부분이 신성장동력 추진을 위해 중요한 사업인데도 획일적인 예산 감축 계획에 따라 중요 사업을 포기해 국가 전략이 실패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따져물었다.

 이 같은 지적에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방만했던 공기업의 지출을 줄이라는 국민적 요구와 산업적 환경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진호기자 jholee@

 

 

표/지경부 산하기관 중기 관련 사업·예산 축소 내용

기관명 세부 내용

한국전력 검침, 전산, 통신위탁 계약 단가 조정

한전KPS 장비구입단가 계약 인하

가스공사 물품 구매 단가 인하·공사비 단축

안산도시개발 컴퓨터 및 보수자재 계약 단가 인하

강원랜드 지역업체 용역비 계약단가 인하

산업기술평가원 홈페이지 계약 단가 인하

전력거래소 서버교체비 단가 인하

표준협회 용역단가 조정

자료: 최철국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