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바닥 모르고 떨어지고 환율이 천정부지로 폭등하며 금융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6일 증시에서는 지난 미국 상·하원의 구제금융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큰폭 상승하며 코스피 지수는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증시가 하락세를 탄 데는 지난주말 미국 증시가 제조업 수주와 고용지표 등 실물지표가 크게 부진한 데다 금융시장에서의 자금난이 지속되며 유동성 부족이 전 세계로 파급됐기 때문이란 평가다. 특히 미국 금융구제금융안이 통과됐지만 미국 금융시장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자금시장을 비롯한 전 아시아 국가로 불똥이 튈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전 세계 은행간 기준금리인 리보(영국 은행간 금리)가 리먼브러더스의 퇴출이 결정되기 직전 2.80%에서 지난주말 4.33% 수준까지 높아져 단기 금리는 3주 사이에 1.53% 포인트가 높아졌다. 반면 미국 국채(3개월) 금리는 0.47%로 급락해 금융구제안의 통과에도 불구하고 시중 유동성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임을 반증했다.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인 실물경제 둔화,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이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구제금융으로 미국 금융기관 파산 등은 가능하겠지만 앞으로 성장률 둔화와 기업수익 저하, 소비 침체 등이 이어지면 또 다시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증시전문가들은 전 세계 경제의 숨통을 틔워줄 구제책으로 금리인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럴 경우 신용경색 조짐이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전 세계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확률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과 유럽 등의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며 이들이 경기 침체에 대응한 금리인하를 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일 글로벌 공조가 효과를 발휘한다면 금융시장 간 안정으로 단기자금 시장 금리인 리보금리가 내려가고 외환시장도 안정을 꾀해 주식시장도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르면 7일(현지시각) 예정된 미국 버냉키 연준의장의 입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하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할 경우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 축소와 함께 상승반전을 기대할 수 있어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