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유럽·대만·중국·일본 등 6 개국 반도체 생산국이 환경 물질인 PFC(과불화화합물)가스 감축과 원산지 규정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 한국,대만,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의 이해 관계가 서로 대치돼 지역권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6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등 6개국은 지난달 말께 포루투칼 리스본에서 ‘제 9차 GAMS(반도체생산국가 민·관합동회의)’를 갖고 각 반도체 생산국이 오는 2010년까지 PFC 가스 배출량 감축 이행을 전제로 2010년 이후 PFC 배출량을 얼마나 줄일 지를 처음 논의했다. 이른바 ‘포스트 2010 감축안’을 놓고 벌어진 첫 협상테이블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경우 2010년까지 PFC 가스 배출량을 97년 총량 기준으로 10% 감축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현재 진행하고 있다.
회의 참가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2010년 이후 PFC 가스 배출량 비교 기준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한국·대만·중국은 ‘단위 생산당 배출량’을, 미국·유럽·일본은 ‘절대 배출량’을 각각 기준으로 제시하며, PFC 가스 배출량을 2010년 이후 줄여나가자는 입장차이를 보여 향후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또 다른 대표 환경오염 유기 물질인 PFOS(탄화플루오르옥탄술폰산)에 대해선 사용금지 품목이 아닌 당분간 유해 분류 품목으로 정해달라는 입장을 정부와 국제 환경 규제 기구에 건의하기로 했다. 반도체산업협회 양준철 상근부회장은 “과불소유기물질인 PFOS의 대체 물질을 사실상 찾기 힘들어 배출량을 줄이기 어렵다”며 “사용규제시 반도체 생산에 애로 사항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선 반도체 원산지 규정도 논의했다. 팹이 없는 미국·유럽 등은 조립 공정을, 팹을 운영하는 한국·대만·중국 등은 전 공정을 기준으로 원산지로 표기하자고 각각 주장, 6개 반도체 국가 관계자들은 각국 상황에 따라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GAMS에선 MCP(멀티칩패키지)의 무관세 적용 범위 확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GAMS는 한국·미국·유럽·대만·중국·일본 등 6 개국 반도체 생산국의 민·관 단체가 매년 각 국가를 돌아가면서 회의하는 것으로 10차 회의는 내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
안수민기자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