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공계 명문으로 자리잡은 KAIST(총장 서남표) 학생들이 다른 대학 진학을 위해 중도포기하는 사례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KAIST가 서상기 의원(한나라당)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KAIST 학사과정 중도 포기자는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전체 3586명 가운데 46명이었으며, 이 중 82.6%인 38명이 다른 대학으로 옮겼다.
지난 2005년엔 학부 전체 3041명 중 19명이 학업을 중도포기(16명 타대학 진학)했고, 2006년과 지난 해엔 각각 21명, 30명이 학업을 중도포기했으며, 타대학 진학생은 각각 17명과 20명이었다.
또 석·박사 과정에서는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53명이 학업을 중도포기했으며, 그 가운데 9명이 다른 대학으로 진학했다. 지난해엔 82명(타대학 진학 18명), 지난 2006년엔 72명(타대학 진학 18명)이 학업을 중도포기했다.
이 같은 추세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여전하고, 특히 치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 35%가 공대 출신이 차지하고 있는 현실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KAIST 관계자는 “학업을 못 따라 가는 학생도 일부 있고, 외국 대학으로 떠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적성이 맞지 않거나 비전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상기 의원은 이에 대해 “KAIST 학생들의 이탈은 우리나라 이공계 위기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다”며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현실적인 정책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