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곤충 몸속의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효소 생산기술이 말레이시아에 수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1세기 프론티어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오태광) 연구 성과인 ‘곤충 유래 고효율 바이오효소(자일라나제) 생산 기술’을 말레이시아와 합작 기업 ‘마이엔자임’에 20∼30억원 규모의 지분을 받고 수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해 기술료 수입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외국과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지분까지 획득한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이 기술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호용 박사팀이 수행한 연구과제를 바이오 벤처기업 인섹트바이오텍이 기술이전받아 사업화한 것이다. 박 박사팀은 나무의 목질부를 먹이로 삼는 풍뎅이의 뱃속에서 자일라나제(xylanase)를 생산하는 미생물 수십 종을 발견했고, 그 중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높은 미생물로부터 고효율 자일라나제를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자일라나제는 탄수화물 분해 효소의 일종으로 특히 나무와 곡물 껍질의 대부분을 구성하면서 동물들의 먹이 소화 및 흡수를 방해하는 물질을 분해하는 특성을 지녔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최근 사료용 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사료용 곡물의 소화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동물사료 첨가제로 주목받고 있다.
인섹트바이오텍은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엔자임테크놀로지와 합작 기업 마이엔자임의 설립 및 공동사업화를 위한 업무협력협정(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정식에는 압둘라 바다위 말레이시아 수상을 비롯해 다투 맥시무스 조니티 온킬리 과학기술혁신부 장관, 아마드 카이루딘 엔자임테크놀로지 사장, 생명연 박호용 박사 등 양국에서 10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마이엔자임은 말레이시아 최초로 설립되는 산업용 고효율 바이오효소 생산기업으로, 인섹트바이오텍의 기술을 토대로 바이오 동물사료 첨가제 생산에 필수적인 고효율 효소를 만들어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또 이 효소를 이용해 말레이시아의 풍부한 생물자원을 이용한 바이오 에너지 생산 사업도 함께 수행할 계획이다.
연구에 참여했던 손광희 생명연 박사는 “연구성과를 통해 기술이전과 함께 해외 실물자산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향후 사업이 본격화되면 원천기술을 보유한 생명연은 로열티 수입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