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포식(Autophagy)’이라는 세포사멸 메커니즘이 당뇨병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이명식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교수와 정혜승 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은 자가포식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세포의 구조 및 기능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세계 처음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자가포식이란 새로운 형태의 세포 사멸로서, 기존에 알려진 자연사·괴사 등이 세포 전체의 사멸만을 다루는 것과 달리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내 소기관의 사멸 및 재생과 관련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자가포식 기능이 억제된 쥐의 췌장 베타세포에는 세포 내 소기관의 변화로 인해 베타세포의 정상적 재생이 이뤄지지 않고 쉽게 사멸했다. 베타세포의 양이 감소하고, 인슐린 분비가 저하되며, 혈당이 상승하였다. 이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사용돼 온 당뇨병 치료제와 달리 자가포식 조절로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찾아냈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이다. 연구 결과는 내분비대사 당뇨병 분야 세계적 학술지 ‘세포 물질대사(Cell Metabolism)’ 인터넷판 8일자에 발표됐다.
권건호기자 wingh1@
※ 자가포식
세포 내 소기관은 평상시 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고 생각돼 왔으나, 최근 끊임없이 죽고 재생되는 과정을 겪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 과정을 통해 낡고 퇴행성 변화를 겪은 세포 내 소기관은 소멸되어 새로운 세포 내 소기관을 재생하는데 필요한 영양 공급원이 된다. 자가포식은 이러한 세포내 소기관의 사멸 및 재생을 통해 세포 전체를 사멸에서 보호하기도 하고 세포 전체의 사멸을 유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