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정보 처리 기술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국가 지식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IT를 활용해 국어 정보화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상규 국립국어원장(54)은 국어 정보화는 전자사전을 만들고, 언어 기계화를 넘어 국어로 만들어진 모든 지식 자원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가 지식 경쟁력을 높이는 의의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국어 정보화는 언어 기계화, 동시번역, 음성지원 등 정보기술을 활용해 국어를 디지털 정보로 만드는 것에서부터 이를 활용한 사전지원, 검색강화 등까지 포괄하는 방대한 개념이다.
이상규 원장은 “현재까지 사전은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전문용어가 빠지거나, 반대어·유의어 간 의미 체계가 부서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어휘망 구축, 출판사와 협업 등을 통해 축적된 정보를 웹으로 제공하면 더욱 다양한 언어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은 국어정보화를 위해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에 걸친 1차 세종계획을 실시해 △전자사전 △말뭉치 구축 △한민족언어정보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 원장은 “1차 계획이 정보화를 위한 자원을 마련한 성과는 있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겼다”며 “내년부터 착수하는 2차 세종계획은 1차 계획을 통해 구축된 자원을 활용해 산업화하고, 국민이 고급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융합기술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5년 단위로 추진될 2차 세종계획을 통해 국어 관련 정보를 사전, 검색, 킨들과 같은 융합 플랫폼에 적용해 고급 지식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게 중요한 목적이라는 뜻이다.
이상규 원장은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악성 댓글과 한글 파괴 문제 역시 “국가 지식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국어는 단순히 언어가 아니라 문화까지 담긴 종합지식 체계인데, 웹에서 접하는 국어 정보 수준이 낮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뜻이다. 그는 “다양한 지식을 웹 기반으로 많은 사람에게 제공해 일반 국민의 지식 기반이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웹에서 오고 가는 정보도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원장은 한글 자체를 다양한 산업과 접목해 문화콘텐츠로 만들 때 한글의 세계화가 이뤄질 수 있음도 강조했다.
그는 “한글을 소재로 한 의상이나 다양한 글꼴이 한글 속에 담긴 문화까지 세계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영어에서 A하면 Ace(에이스·최고)가 떠오르듯 한글 자모에도 우리 문화가 담긴 스토리 텔링을 접목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