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 ‘솔솔’…가습기도 ‘훈풍’

 입술이 마르고 얼굴은 당기고 발 각질은 하얗게 일어나고 게다가 마른기침에 따끔따끔한 정전기까지.

 가을철 수분 부족으로 비롯되는 현상들이다. 일교차가 심해지는 가을이 돌아오면서 수분 부족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가습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10월들어 갑자기 추워지는 기온으로 인해 하루 평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가 늘어나는 판매점도 나타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변 테크노마트는 지난 9월 마지막 주부터 이달 초까지 하루 평균 가습기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7배 가량이 증가하는 실적을 보였다.

 이는 매장당 평균 15대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터미널·지하철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비롯한 주변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방문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테크노마트 측은 분석하고 있다. 가습기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11월 중순에서 12월 초에 매장당 평균 15대 이상이 판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신장률이다.

 강변 테크노마트 하태석 양지전자 사장은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지난해에 비해 판매 시기가 1∼2주가량 늦춰졌다”며 “하지만 저렴한 소형 가습기 등이 많이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형 할인점인 신세계 이마트도 이달 들어 가습기 판매량이 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추석이 빨라지는 등 절기가 앞당겨져 날씨가 일찍 추워질 것에 대비 예년보다 10일 정도 일찍 가습기 매장을 꾸렸다. 9월 기온이 높은 추세가 지속되면서 가습기 매출이 저조했지만 이달 들어 일교차가 심해져 현재까지 매출 누계가 3%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일교차가 평균 10도 이상이 되는 이달 중순부터는 날씨가 급격히 건조해지면서 가습기 매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현재 삼성전자·LG전자 등 국산 대표 브랜드의 매장 내 진열을 완료했지만 아직까지는 판매 호조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용산점의 경우 하루 평균 3∼4대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마트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정도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11월 가습기 코너를 매장 내 별도로 만들어 해당 연출 제품 등을 이용해 고객의 소구점에 맞는 진열을 할 계획”이라며 “매장에서의 가습기 실연을 통해 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매출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제품은 2만∼3만원대의 미니 가습기로 생수병을 꼽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싱글족과 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김동석기자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