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연속 폭등하면서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계속한 가운데 미국·유럽·중국 주요은행들이 8일(현지시각) 유례없이 동시다발적으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관련기사 19면
미국과 캐나다는 각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1.5%와 2.5%로 낮췄다. 유럽중앙은행(ECB)도 4.25%에서 3.75%로 0.5%포인트 낮췄으며,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은 4.5%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9일부터 예금과 대출이자율을 0.27%포인트 인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이날 인하 조치에 대해 시장에서는 1929년 주식시장 붕괴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전문가들은 금융기관 부실 차단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유일한 대안으로 글로벌 동시 금리인하를 꼽아 왔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사태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라며 “신용경색 완화에 도움을 줄 것이며 또한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돼 기준금리 하향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외국자본 유출을 촉진시켜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어 금리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중 한때 1399.0원까지 급등하며 1400원선을 위협하다 전날보다 66.9원 오른 1395.0원으로 마감했다. 1998년 9월 23일(1402.0원) 이후 10년 1개월만에 최고치이며 무려 4거래일 동안 208원이 올랐다. 전 거래일 대비 환율 상승폭은 1998년 8월6일의 70.00원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폭이다.
증시는 코스피의 경우 전날보다 79.41포인트(5.81%) 내린 1286.69로 1300선이 가볍게 무너졌다. 코스피가 13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2006년 8월 14일 이후 2년 1개월만이다. 코스닥도 30.48포인트(7.58%) 폭락한 371.47로 장이 마감되며 400선이 깨졌다.
권상희기자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