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도약기 맞은 데이터센터](하) 새로운 10년을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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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야죠.”

 데이터센터를 이용 중인 A사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해도 비즈니스 피해까지는 보상받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데이터센터가 임대업 꼬리표를 떼고 IT서비스산업으로 거듭나고 있지만 서비스 풍토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지난 1, 2년 사이 데이터센터 공급부족으로 사업자가 우위를 점하는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 국면으로 접어들자 질적인 성장 속도는 더욱 더뎌졌다.

 ◇부실한 약관=주요 상용 IDC의 서비스 약관에 따르면 사업자 책임으로 장애가 발생했을 때 고객에게 보상해야 할 비용은 해당 장애시간 이용 요금의 3배를 기준으로 설정된다.

 공식 약관에는 장애로 인해 고객사가 입는 비즈니스 차원의 유무형적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 기준이 없다. 게다가 피해 발생시 사업자 과실을 입증할 책임이 고객에게 있다고 규정한 약관도 있다.

 데이터센터업체 B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협의’ 수준의 SLA(Service Level Agreement)를 도입한 상황”이라며 “고객에게는 좋지만 피해 산정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전면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고 해명했다.

 ◇소기업은 봉(?)=공급자 중심의 시장은 중소기업 고객에게는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 상면 부족으로 인해 소규모로 IT자원을 임차하는 중소 고객사는 안정적으로 서비스 받기가 힘들어졌다.

 최근 독자적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호스팅업체 C사 관계자는 “비즈니스 확장에 따라 상면을 추가로 확보해야 했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순서에서 밀리는 일이 많았다”고 상면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피해 보상에서도 소기업은 불리하다. 대형 고객은 비즈니스 피해 보상을 위해 별도의 특별 약관을 맺기도 하지만 소기업은 이러한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현실이다.

 ◇공급과잉 대비해야=문제는 현재와 같은 공급부족 현상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업계는 이르면 1∼2년 내에 공급부족이 해소되고, 시장 성장세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기관 KRG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서비스산업 성장률은 지난해 33.6%에서 올해 25%로 줄어들고, 내년에는 16%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고객서비스를 개선하지 못하는 사업자는 막대한 시설 투자에도 불구하고 도태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강영구 KRG 책임연구원은 “서버 가상화가 확산되면 물리적인 서버 수가 줄어들어 상면 수요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서비스 경쟁력을 갖춘 데이터센터만이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철원 데이터센터장협의회장은 “데이터센터가 서비스산업으로 분류된다고 해서 당장 달라질 것은 없다”며 “업계 모두 체계화된 발전 노력과 에너지 절감을 위한 재투자 등을 통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