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연구생산집적시설 건립 계획과 관련 운영방식·운영주체 등을 둘러싼 산·학·연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대덕특구지원본부는 최근 ‘연구생산집적시설 건립 관련 공청회’를 갖고 대덕특구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사업 타당성 검토 및 사업추진방안 등의 내용을 담은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됐다.연구 용역의 주된 골자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총 355억원의 예산을 들여 연구집적생산시설을 짓고, 각종 융합 연구를 통해 기업의 초기 생산이나 파일럿 제품 생산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열린 공청회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공개토론에 참석한 패널리스트들에게 연구용역 결과 내용을 토론 직전에 배포, 사실상 이들이 용역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토론에 참여하는 촌극이 빚어진 것.
행정 절차도 문제이지만 운영방식 등 이날 발표된 연구용역 결과 내용에 대해서도 기업계를 비롯한 연구기관 및 대학계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송규섭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장은 “정작 중요한 건물의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 없이 건물만 지어주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핵심은 건물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 지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의 초도 생산에서 양산까지 지원해줄 수 있는 안정적인 생산 시설이 시급하다”며 “하드웨어적인 건물 인프라는 특구본부가, 소프트웨어적인 생산시설은 대전시가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송충한 한국과학재단 미래전략연구단장은 “기존의 아파트형 공장 등 입주 시설과의 차별성을 찾아야 한다”며 “건물 용도상 모든 사업을 포괄할 수 있는 기술지원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뒤집어보면 아무것도 지원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건물 용도에 의문점을 제기했다.
최석준 서울시립대 교수도 “이번에 발표한 연구용역결과만 놓고 볼 때 기존 대규모 생산 시설과 차별성을 전혀 찾을 수 없다”며 “건물보다는 기업체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산 시스템과 펀드 투자 등 소프트웨어적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