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열풍에 장롱폰 `빛`본다

그린열풍에 장롱폰 `빛`본다

 이동통신 3사의 중고 휴대폰 회수 및 재활용 실적이 호조다. 정부와 일반 국민의 높아진 ‘그린’ 관련 관심에 부응하려는 노력 때문. 하지만 절대적인 회수 및 재활용량의 지속적인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9일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통 3사에 따르면 지난해 각 통신사 대리점 등을 통해 총 280만대 가량의 중고폰이 수거됐다. KTF가 지난해 160만대의 휴대폰을 수거해 이통 3사 중 가장 많은 수거량을 기록했다. 올해도 9월 말 현재까지 90만대의 휴대폰을 수거했다. SKT는 지난해 총 67만6000대의 단말기를 걷어들였으며 올해엔 9월 말까지 이미 80만대를 수거, 올해 말까지 총 120만대를 수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LG텔레콤은 지난해 총 52만대의 중고폰을 회수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0만대의 중고폰을 회수함으로써 올해 지난 해 대비 두 배 가량의 수거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거한 중고 휴대폰은 임대폰으로 활용하거나 분해, 세척 과정을 거쳐 활용 가능한 부품이 추출된다. 수출도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KTF는 수거한 중고 단말기를 재생, 가공하는 ‘모비션’이라는 기업을 운영 중이다. 모비션은 수거한 중고단말기를 분해해 사용가능한 부품으로 매월 6만대 가량의 중고단말기를 재생산하고 있다. SKT는 SK네트웍스를 통해 올해 수거할 것으로 예상되는 120만대 중 20만대의 부품을 활용해 4만대의 임대폰을 생산할 계획이다. 50만대는 SK네트웍스가 수출한다. 나머지 50만대는 폐기되는데 이 때 나오는 유기금속은 SKT에서 일괄 통제해 국내에서 재활용한다.

 LGT는 올해 특히 휴대폰 모델별 재생률을 높이는 데 힘썼다. 4월까지는 휴대폰 전체 모델을 대상으로 임대폰을 생산해 모델기준별로 재생률이 10%에 불과했다. 4월 이후엔 판매량과 사양기준을 고려해 선정한 일부 모델만을 임대폰으로 생산, 모델별 재생률을 40∼50%까지 높였다.

 이통사 간 중고폰 활용을 위한 협력도 활발하다. 3사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KAIT)와 공동으로 범국민 중고폰 모으기 ‘기부(Give)폰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이통사 간 중고폰 교환거래 활성화를 위해 작년 말 LGT와 KTF가 각사 유통망에 들어온 상대 회사 휴대폰을 1:1로 교환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지난 6월에는 SKT도 여기에 참가했다.

 하지만 이통사의 중고폰 수고 및 재활용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절대적인 양은 많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서 중고폰은 한해 평균 1400만 대 가량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한영석 LGT 단말서비스팀장은 “중고폰을 활용하면 자원낭비를 방지하고 환경오염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데다 때마침 정부와 국민, IT기업들도 에너지 절약 및 환경오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라 중고폰을 주목하고 있다”며 “중고폰 회수율 및 재활용률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순욱·황지혜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