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산업의 지원 축소와 IT 인프라 부문 경쟁력 저하로 인해 우리나라의 글로벌 IT 경쟁력 순위가 전 세계 66개 국가 중 3위에서 8위로 5계단이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개발(R&D) 환경과 인적자원은 각각 2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한국의 IT 경쟁력은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9일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은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세계 IT 경쟁력 지수’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IT 성장의 동인과 취약점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BSA가 전 세계 66개국의 IT 현황에 관해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에 조사를 의뢰해 얻은 결과다.
조사에서 한국은 IT 경쟁력 지수 64.1을 기록하며 8위를 차지했다. IT 경쟁력은 △전체 사업 환경(10%) △IT 인프라(20%) △인적 자원(20%) △법적 환경(10%) △R&D 환경(25%) △IT 산업 발전 지원(15%) 부문을 조사해 얻은 총점으로 순위를 매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경쟁력 지수 중 IT 인프라 경쟁력이 9위에서 21위로 대폭하락했으며, IT산업 지원 부문은 20위에서 30위로 떨어지면서 총순위가 5계단 하락했다.
IT 인프라 경쟁력은 호주를 비롯한 다른 경쟁국들이 인프라 부문을 상대적으로 현격히 개선시킨 반면에 한국의 IT 인프라 부문에 개선이 더뎠던 점이 문제로 꼽혔다. 호주는 100명당 데스크톱 보유 수가 76.6대였지만 우리나라는 100명당 53.2대 수준에 머물렀다.
IT산업 지원 점수가 크게 하락한 것도 IT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BSA는 새 정부 들어 IT와 다른 산업을 융합하려는 노력 등은 평가받을 만했지만, IT나 부문 개발에서 공정한 정책 점수가 대폭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IT 산업 지원 점수에서 35%를 차지하고 있는 ‘공정한 정책’이 2007년에는 80점에서 올해 50점으로 대폭 낮아져 정책 지원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 외에 R&D 환경은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부문의 세부항목인 특허의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 전체 특허에서 IT 특허 부문으로 한정되면서 R&D 환경 부문은 지난해 3위를 기록했던 대만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 중심으로 R&D가 치우쳐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제프리 하디 BSA 부회장은 “중소기업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등 한국 IT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여럿 발견되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인적자원이 우수하고 R&D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IT 경쟁력은 다시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보경기자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