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서 중소기업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총중소기업 사업체 수가 300만개로 전체 사업체 수의 99.9%를 차지하고 있으며 2005년 기준으로 고용은 1077만명으로 전체 고용의 88.1%, 생산 49.5%, 수출 32.3%를 담당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살면 경제가 살아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다. 현재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국가 경제의 뿌리를 흔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이 같은 점을 인식하고 법인세 인하 등 산업활성화 대책과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대책을 내놓았지만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세계적인 금융불안으로 담보를 잡아도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지 않을 정도로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대출 확대로 이어질지에 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은행 경영실태 평가 때 중기 유동성 지원 실적 비중을 확대하는 등의 유인책도 역부족이다.
키코 손실을 입은 중소기업에 은행협의회를 구성해 회생 가능성을 판단한 뒤 손실액을 감당할 수 있는 신규대출이나 출자전환, 분할상환, 만기연장 등을 해주겠다는 대책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협의를 거친 지원은 시간이 걸려 ‘흑자도산’이라는 당장 급한 불을 끄기엔 미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권오언 윈포넷 사장은 “정부의 유동성 대책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동원가능한 수단은 모두 담았다고 보지만 은행권이 호응해줄지는 의문”이라며 “은행권도 중소기업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대승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은행 대출이라는 간접금융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 자금 유입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기업의 자금지원이 간접금융 위주고 주식과 채권 등 직접금융 시장 비중이 매우 낮다는 점은 만성적 자금난에 허덕이는 원인이 됐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코스닥 시장이 신뢰를 잃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코스닥이 중소기업의 자금줄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정책 재검토와 재정립이 필요하다.
또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인력 등의 자원 투입이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낮고 대기업이 기존 시장을 독과점적으로 장악하고 있어 중소기업의 신규 진입이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다시 대기업으로 클 수 있는 가능성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중소기업의 꿈이 사라진 것이다.
홍석일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이 지속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장벽이 무엇인지 철저한 조사와 연구를 거쳐 이를 제거하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다시 대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성장의 신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기업친화 정책이 대기업만이 아닌 중소기업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권상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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