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오프라인 유통망을 피해 인터넷 공간에서 전자상거래를 해온 업체들이 반란을 꿈꾸기 시작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비축한 힘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의 오프라인 사업은 아직 규모가 미미하나 중장기적으로 사업 확장을 위한 파일럿 테스트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카탈로그·오프라인 매장 등을 운영하며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옥션은 10월 잡지 형태의 카탈로그를 발간하고 오프라인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전통적 형태의 카탈로그와 달리 화보 잡지 형식으로 구성해 각종 패션잡지 부록과 제휴사 매장에서 배포했다.
김소정 옥션 마케팅실 부장은 “오프라인 고객을 붙잡기 위한 크로스 마케팅의 일환이며 무작위로 대상을 선정하는 기존 길거리 마케팅과는 달리 목표 고객을 효과적으로 끌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의류전문 인터넷 몰인 패션플러스도 잡지형 카탈로그를 비정기적으로 낸다. 지난 봄 첫 번째 카탈로그를 제작, 반응이 좋자 2호를 제작, 연말께 발송할 계획이다.
디자인 소품 전문 인터넷 몰인 1300K는 지난 2005년부터 홍대 1호점을 열고 운영한 데 이어, 이달 말 2호점을 내며 오프라인 유통사업을 강화한다. 1300K 측은 “오프라인 쪽 고객들의 필요라든지 마케팅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표본이 될 수 있어 운영 중”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접목시킨 마케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간(B2B) 전자상거래를 하는 기업소모성자재(MRO)업체도 오프라인 방식을 활용한다. KeP는 지난달 경상남도 창원 자사 물류센터에 용접 제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장을 열었다. 이영문 KeP 상무는 “인터넷 주문뿐 아니라 인근 공업단지에서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며 “장기적으로 안전, 용접 등에 이어 건설 부문 소모성자재를 다루는 오프라인 매장을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MRO코리아도 자사 소상공인 쇼핑몰인 스피드몰을 오프라인 운영과도 연계했다. 물품이 즉시 필요한 고객이 찾아와 구입할 수 있도록 물류창고를 개방했다.
김규태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