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기기의 총아로 각광 받아온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PMP)가 위기를 맞고 있다.
PMP 시장은 지난해 50만∼60만대 규모로 성장한데 이어 올해에도 100만대 규모로 확대도것으로 기대됐지만 지난해 수준인 55만∼6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게다가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은 e러닝 콘텐츠로 e러닝업계에 휘둘려 수익도 악화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MP는 휴대폰, 넷북, 전자사전, UMPC 등 강력한 경쟁자가 부상하면서 수요가 얼어붙고 있다.
특히 50만∼60만원대의 넷북이 등장하면서 30만∼40만원대의 PMP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7∼10인치 크기의 저가 미니노트북인 넷북은 5인치 안팎의 PMP보다 휴대성은 떨어지지만 PC의 많은 기능을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더 높다.
게다가 휴대폰도 PMP 시장을 잠식해 들어올 조짐이다. 빠르면 다음 달 출시 예정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휴대폰 ‘옴니아’는 기존 PMP의 기능을 그대로 담고 있다. 번거롭게 파일 포맷을 변환하지 않고도 대부분의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그동안 PMP의 가장 큰 장점은 기기에 맞춰 파일 포맷을 바꾸지 않는 것으로 꼽혔다.
한국IDC는 지난 7월 PMP 시장이 지난해 대비 3.8% 소폭 성장해 작년 수준과 다름없는 61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PMP업계는 또 수요층을 장악한 이러닝업계의 힘에 밀려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교육 콘텐츠 업체가 절대 ‘갑’이 되면서, 높은 수수료와 입점 비용 등 제조사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메가스터디의 경우 업계 최고의 마진율에 초기 입점 비용, 기기 등록시 제조사가 따로 지불하는 비용 등을 치르고 나면 ‘밑지고’ 파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메가스터디 사이트 쇼핑몰에서만 판매되는 PMP 수량이 온라인 4대 쇼핑몰의 판매 규모를 훌쩍 넘어선다.
주 구매층인 학생들이 특정 업체의 이러닝 콘텐츠 여부로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에 교육 콘텐츠 업체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에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이 어렵기는 하지만 미니 PMP, MP4플레이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PMP가 진화하고 있어 PMP 시장의 존립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업계는 올해 말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