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휴대폰 생산 체계 현지화 가속

 삼성전자가 본사에서 총괄하던 휴대폰 부품 조달 업무를 모두 중국 현지 생산 법인으로 이관한다. 또 구미 생산 물량을 단계적으로 중국으로 이전하는 등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 체계를 대대적으로 혁신한다.

 이에 대해 안팎에서는 현지 생산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개발 초기 단계부터 구매 결정, 승인,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현지 공장의 대응력과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12일 “올 연말까지 본사 구매팀에서 이뤄지던 업무 프로세스를 대부분 중국 현지 공장으로 이전한다”며 “이는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춰 원가를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은 올 연말까지 중국 휴대폰 공장의 현지 부품 조달 비중을 70% 선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현지에 동반 진출한 국내 업체의 조달 비중은 60% 정도였다. 또 부품과 소재 개발, 승인과 같은 조달 업무도 현지 법인으로 전면 이관하기로 했다.

 삼성은 구미에서 생산해오던 중저가 모델을 중국으로 이전, 장기적으로 구미는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중국은 중저가 위주로 제품별로 이원화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2억대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 생산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구미 공장은 앞으로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생산 혁신 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국 톈진·하이저우·선전 세 곳의 생산 물량은 전체의 50%던 것이 지난 3분기에는 70%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구미 공장 생산비중은 30%까지 줄었고 생산 인력도 조정이 이뤄졌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구미 공장 휴대폰 생산량은 1600만대 내외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4분기 2178만대에서 27%가량 줄어든 수치다. 주요 증권사에서는 올 3분기 삼성전자 전체 휴대폰 판매 대수를 5200만대로 예측하고 있어 이를 감안하면 생산 비중은 전체의 30% 선으로 떨어진다.

 삼성의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지난 3분기에 구미 공장 월 생산대수는 500만대 내외에 머무는 수준”이라며 “생산 인력도 1000여명에서 600여명 수준으로 40% 가까이 줄었다”고 전했다.

 강병준·양종석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