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비상구가 없다

 정부가 어떠한 카드를 내놓아도 효과가 없을 정도로 금융시장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은 11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합동 연차총회를 개최해 갈수록 심화해온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와 함께 국제위기 해결을 위한 IMF와 WB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 모색에 착수했다.

 IMF는 연차총회 첫날인 이날 한국 등 24개 회원국이 참석하는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를 열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의 대응조치들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IMF와 WB는 오후 선진 7개국(G7) 회의를 중국과 인도, 브라질, 멕시코, 한국 등까지 참여하는 회의체로 확대한 G20 회의를 개최해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모든 경제, 재정적인 수단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1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IMF와 WB의 연례총회는 IMF를 통한 외화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제안할 것으로 알려진 이 프로그램은 IMF가 외환보유액이 풍부한 중국, 일본, 중동 산유국으로부터 달러를 지원받아 대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 1위 외환보유국인 중국의 참여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만약 이번 연차총회에서 구체적인 합의안이 나온다면 온갖 처방에도 불구하고 점점 악화되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의 상황과 맞물려 있는 국내 금융시장도 이번 주에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주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보였던 외환시장은 이번 주 초반이 추세적인 안정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중반 1500원에 육박했던 환율은 단기 고점이라는 경계 심리와 수출업체의 달러 매물 등으로 이틀간 급락하며 1309원으로 고점을 낮췄다.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G7 외의 다른 국가들까지 포함하는 통화스와프 등 종합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금융불안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정확한 예측은 할 수 없지만 6개월 정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적인 협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