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년전만 해도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는 다수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중 하나로 꼽히는 ‘후보군’에 불과했다. 저소비전력·친환경성·초박형 실현 등 미래형 디스플레이가 갖춰야할 모든 면모를 갖췄지만 제작 기술의 난해함이 상용화의 발목을 잡아왔다. 특히 증착공정에서 유기물의 점착비율이 채 50%가 되지 않을 정도로 효율이 떨어져 제품을 양산하기에는 생산원가가 지나치게 높았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단점들을 일부 극복하고, 상용화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비록 휴대폰·MP3플레이어 등 소형 애플리케이션용 디스플레이에 그치지만 성장속도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을 훨씬 앞지른다.
이번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시회(IMID) 2008’에 참가한 AMOLED 관련 업체들의 부스를 돌아보면 AMOLED 생산기술의 발전 속도에 압도될 지도 모른다.
LG디스플레이(대표 권영수)는 총 7종의 AMOLED 관련 제품군을 선보인다. 이미 양산품으로 자리 잡은 2.4인치와 3인치 제품과 함께 최고 19인치 XGA급 제품도 내놓기로 했다. 특히 전세계 대부분 업체들이 채택한 저온폴리실리콘(LTPS) 방식의 패널에서 벗어나 아모퍼스실리콘(a-Si) 방식 중 하나인 ‘DOD’ 기술을 응용한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DOD 기술은 TFT 기판에 직접 OLED를 형성하는 종전 방식과 달리, 하부 TFT 기판과 상부 OLED 기판을 전기적으로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현 LCD 라인에서 그대로 양산할 수 있는 a-Si 방식의 TFT 기판을 사용함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4.3인치 및 15·19인치 AMOLED를 DOD 기술을 응용한 제품으로 소개한다. LG디스플레이는 소형 AMOLED는 물론 중대형 제품에 대한 기술개발도 활발히 진행한다. 이미 회사 내에 OLED 사업부를 신설, AMOLED 사업에 의욕적으로 대응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대표 김순택)도 31인치, 14.1인치 중형 AMOLED 패널과 5인치, 4.1인치 등 소형 AMOLED 패널을 출품한다. 삼성전자와의 합작 결정에 따라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시장에 확실한 인상을 심을 계획이다.
관련 부품·소재 업체들도 저마다 신제품을 내걸고 성큼 다가온 신시장에 발을 내디딘다. 대부분 LCD 관련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업체들로 AMOLED 부품·소재 분야에서도 트렌드를 놓지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AMOLED의 대면적화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경우 디스플레이시장을 두고 LCD와 일정부분 경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부품·소재 업체들로서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세계 최고의 LCD 액정 전문업체인 독일 머크어드밴스드테크놀러지스(대표 유르겐쾨닉)는 AMOLED 관련 제품군을 내보인다. LCD 액정시장에서 후발업체의 추격을 불허할 정도로 구축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AMOLED 소재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아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15년 전부터 관련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했을 정도로 제품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내에서 LCD 액정 전문업체가 아닌 디스플레이 관련 종합 소재 업체로서의 면모를 일신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특수소재 전문기업 ‘싸이즈게터스’의 한국법인인 한국싸이즈게터스(대표 진세광)도 AMOLED 관련 소재를 소개하기로 했다. 습기에 약한 AMOLED 내부 유기물을 보호하는 소재인 흡습재를 내세워 AMOLED 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한국에 생산시설까지 마련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강국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치소코리아(대표 강광현)와 세우인코퍼레이션(대표 오형준)도 AMOLED용 소재 및 관련 소모품을 전시회를 통해 선보인다.
안석현기자 ahn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