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헤지 통화옵션 상품 ‘키코(KIKO)’ 등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 여파가 주식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원달러환율 급등으로 키코 등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자본금을 까먹고 상장폐지 위기에 놓일 상장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2일 금융당국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10일까지 올해 상반기 말과 3분기 말 기준으로 키코 등의 파생상품 투자로 자기자본의 5% 이상(코스닥은 자기자본의 10% 이상) 손실을 냈다고 공시한 상장사 수는 총 74곳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파생상품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냈다고 밝힌 상장사는 코스피시장 29개, 코스닥시장 37개 등 총 66개사였다. 또 이달 들어 현재까지 총 18개 상장사들이 올해 3분기 말 누적기준으로 파생상품 투자로 대량 손실을 냈다고 공시했으며 이 중 8곳이 3분기 말 기준으로 처음 파생상품 투자로 대량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우진세렉스가 키코 거래로 3분기까지 자기자본의 7.09%인 20억원의 누적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사라콤이 통화옵션 거래로 총 87억원(자기자본의 26.9%)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가온미디어 역시 통화옵션 거래로 78억원의 누적손실을 입었고 파세코와 원풍도 통화선도 및 통화옵션 등의 거래로 각각 38억원의 누적손실을 냈다.
현재까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파생상품 투자 손실 등으로 자본금이 전액 잠식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장사는 아이디에이치와 우수씨앤에스 등 2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원달러환율이 6월 말에는 1050원에서 9월 말 1200원으로 뛰었고 최근엔 1400원대로 치솟은 만큼 회계연도 말 기준으로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위험에 놓일 상장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