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의 가장 큰 단점 가운데 하나는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헬리콥터들은 최대 순항 비행속도가 대개 시속 300㎞ 내외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십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트비행기 속도의 발전에 비하면 거의 진보되지 않은 셈이다.
이것은 로터(회전하는 부분을 통틀어 이르는 말)시스템의 기본적인 한계 때문이다. 회전날개를 무조건 빨리 돌릴 경우 날개가 부러지거나 로터시스템이 파괴될 수 있기 때문에 속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미국의 헬리콥터 생산업체인 시콜스키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헬리콥터’의 프로토콜 타입 X2를 공개하고 시험비행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X2는 동일한 수직축에 서로 반대로 회전하는 두 개의 로터를 단 것이 특징이다.
사실 이러한 로터 방식은 이미 1970년대에 제안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로터의 소재적 한계와 엔진의 출력 부족으로 인해 실용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다양한 복합재료, 새로운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여러 신기술들이 적용된 X2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높은 출력대 중량비, 트랜스미션, 주로터에서 후방 추진기로의 연속적인 추진동력 전환, 능동형 진동제어 등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방식으로 비행하면 이론적으로 최고 시속이 464㎞를 넘어설 수 있다.
X2가 성공적으로 실용화되면, 호버링(공중정지), 수직착륙, 저속비행 등 헬기만의 장점을 가진 동시에 고속 비행까지 가능한 신개념의 헬리콥터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