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의 터키 첫 원전 재입찰 가능 여부가 이달 중 가려질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최근 힐미 굴러 터키 에너지부 장관은 현지 인터뷰를 통해 “터키원자력에너지기구(TAEK)가 이달 중으로 러시아 아톰스트로이엑스포트가 단독 입찰한 악쿠유 지역 원전 제안에 대한 평가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TAEK가 아톰스트로이엑스포트의 제안서가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면 재입찰이 실시된다.
악쿠유 지역에 위치할 터키 첫 원전은 한국형 원전 첫 수출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한전은 입찰 마감일인 지난달 24일 까다로운 입찰 조건에 따른 사업 리스크를 고려,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한전 외 당초 입찰 예정이었던 9개사도 같은 이유로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입찰로 진행되는 국제관례에 따른 유찰을 유도함으로써 재입찰 조건을 완화하려는 게 이들의 포석이다. 실제로 상당수 현지 언론이 대부분 이번 입찰이 유찰될 가능성을 내다봤다. 유라시아데일리모니터는 “터키 에너지부를 포함한 대부분의 업계가 이번 입찰을 실패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핫뉴스터키닷컴도 “유찰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현재 터키에서는 러시아 제안대로 원전이 건설될 경우 심화될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톰스트로이엑스포트가 제안한 원전은 러시아의 기술로 농축된 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게다가 현재 천연가스의 60% 이상, 석유의 3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유찰이 되더라도 한전 등 다른 입찰 가능 컨소시엄의 생각대로 입찰 조건이 유리하게 변할지는 미지수다. 힐미 굴러 터키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TAEK가 러시아 제안에 대해 불합격 평가를 내리면 기존과 같은 조건(same term)에서 다시 입찰 제안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터키는 당초 9월 24일 입찰 마감을 늦춰달라는 일부 컨소시엄 요구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컨소시엄과 터키 정부 간 힘겨루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