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들이 해외에서 달러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올해 3분기 주택담보대출 등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3일 국내 금융기관들의 올해 3분기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총액은 5조259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9.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은행, 카드, 할부금융기관 등 금융기관들이 발행한 ABS 규모는 지난해 동기보다 214.5% 증가한 3조9419억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75%를 차지했다. 그러나 일반 기업의 발행액은 15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5% 감소했다.
유동화 자산별로는 카드채권, 오토론, 리스채권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의 보유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ABS의 규모가 2조3242억원으로 나타나 전체의 44.2%를 차지했다.
외화표시 ABS 규모도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중 해외에서 발행된 외화표시 ABS규모는 3건, 1조592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중 ABS 발행규모가 1건, 9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증가한 셈이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지난 7월에 해외에서 각각 3288억원, 3294억원 규모의 ABS 발행을 추진했다. 또 8월엔 SC제일은행이 9342억원 규모의 MBS를 발행했다.
반면 주택분양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S의 규모는 작년 동기에 비해 4분의1 수준으로 감소한 550억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1.0%에 불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금조달 비용 측면에서 해외에서 ABS를 발행하는 것이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보다 유리해 금융기관들이 카드채권이나 주택저당채권 등을 기초로 해외 ABS 발행을 적극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9월 이후 국제 금융시장 여건이 악화하면서 해외 ABS 발행시장도 얼어붙어 국내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더욱 악화했다”고 덧붙였다.
이형수기자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