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간 정책 공조에 금융시장 안정찾아

국제간 정책 공조에 금융시장 안정찾아

 글로벌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주요 국가 간 정책공조 움직임에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완전한 안정을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에 비해 47.06포인트(3.79%) 오른 1288.53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17.89포인트(5.11%)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정부가 은행의 외채에 대한 지급보장을 선언하며 71원 하락한 1238원으로 하락했다.

 이날 자본시장이 안정을 찾은 것은 지난 주말 선진 7개국(G7)과 13개 신흥경제대국으로 이뤄진 G20이 긴급 회동해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공동방안 마련을 모색한 데서 출발했다. 여기에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다고 공식 발표한 점도 호재로 작용해 개장 직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선물가격 급등으로 프로그램 호가를 5분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현재 증시의 안정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공조 방안이 마련되고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변동성 큰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날 상승은 기술적 반작용도 있지만 우리 정부의 적극적 대응이나 국제적인 금융 공조체제 구축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어느 정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선진 7개국과 우리나라 중국 등 13개 신흥경제대국으로 이뤄진 G20이 전 세계적인 공조 체제를 갖추기로 한 것이 일단 효과를 내고 있는 것.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데다 국제 자금시장의 경색도 여전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한 연구원은 “그동안 어떤 나라가 안 좋다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전체적인 시스템 붕괴로 확산된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불안 심리가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는데 일단 악순환은 막은 것 같다”며 “그러나 본격적으로 위기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즉 은행채의 정부 매입 등 실질적인 조치들이 나오고 이를 통해 유동성이 은행에 공급돼야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도 아직 안정을 논하기에 이르다는 평가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외화 수요를 받아주겠다는 정부 발표도 환율에 중요한 하락 변수로 작용하고 있고 환율이 빠지면서 증시도 강한 상승세를 보인 것 같다”며 “하지만 자금 경색 문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연말로 가면서 자금 결제 수요가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은행의 단기외채 만기 연장비율이 현재 60∼70%선에 있지만 외국 은행들이 시장이 악화되면 이를 연장하지 않고 본국으로 송환하는 비율이 70%로 넘어설 수 있어 다시 외환시장의 어려움이 가증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