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D램 반도체 시장에서 중상위권 업체 간 순위 다툼을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13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D램 업계 4위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D램 업계 5위인 독일 키몬다가 보유한 이노테라메모리스 지분 35.6%(4억달러)를 두 번에 나눠 인수하기로 했다. 마이크론과 제휴사인 대만 난야테크놀로지는 이를 계기로 이노테라 지분 70% 이상을 확보, 이노테라의 경영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난야는 마이크론의 D램 제조 기술을 얻고, 마이크론은 자금이 넉넉한 난야와 손잡아 경제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이크론은 전략적 투자자로부터 2억8500만달러를 빌려 인수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세계 D램 3위인 엘피다는 키몬다, 중국 수저우 벤처그룹(SVG) 등과 D램 합작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엘피다와 키몬다는 지난 4월 D램 공동 개발에 관한 기술 제휴를 맺었다. 특히 이들 회사는 40나노 이후의 D램에 스택형 셀을 채용할 계획으로 파악됐다.
5위인 키몬다 역시 소니와 모바일 D램 개발 회사를 공동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키몬다는 이로써 기존 소니 거래처인 엘피다를 제치고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는 등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대만 프로모스와 제휴관계를 발표했다. 하이닉스는 54나노급 스택형 D램 기술을 프로모스에 기술 이전하고 하이닉스는 자체 설비 투자 부담없이 월 6만∼7만장 수준의 추가적인 설비능력을 확보, 3위권 이하 D램 업체와 시장 점유율 격차를 더욱 벌릴 계획이다.
방한 중인 유럽반도체산업협회장을 맡은 카를로 보조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CEO는 반도체업계의 구조조정에 대해 “메모리 분야의 추가적인 통폐합이나 M&A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에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번 마이크론건을 계기로 D램 업체 간 치킨 게임이 마무리되면서 중상위권 업체 간 시장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측했다.
안수민기자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