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 축소·인위적 감산 없다"

IT제조 대기업 CEO 위기상황 투자계획 `보수적`

"무조건적 축소·인위적 감산 없다"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

 ▲CMOS이미지센서(CIS)는 1년 만에 제품이 나왔고, 그 나름대로 빠른 속도다. CIS는 아주 잘하고 싶다.

 ▲혼자 살 수 있는 것은 삼성전자와 인텔 정도고, 나머지는 협력하고 공조해야 할 것이다.

 

 반도체와 LCD, 가전을 비롯한 주요 IT제조 분야 대기업 CEO들은 경기 회복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지만 당초 우려와 달리 일방적인 투자 축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이영하 LG전자 DA사업본부 사장,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 등은 1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된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요부진에 따른 감산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초 잡혀 있는 투자계획은 일정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완 사장은 감산 여부에 대해 “시황에 따라 계절적으로 5% 안팎 생산 물량을 조절하는 것일 뿐 인위적인 감산이 아니다”며 “11월부터는 세트 재고철이라서 시황에 따라 12월 정도에 가면 감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내년 전망에 대해 “1분기까지 단기적으로 어렵다”고 말해, 늦어도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사장은 또 “(투자계획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보다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 LCD는 내년 초 출범할 삼성SDI와의 합작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AM OLED)의 투자가 예정돼 있어 전체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권오현 사장도 “반도체시장은 상반기에 좀 부진하고 하반기에 성수기를 맞는데 올해 4분기까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내년 상반기에도 부진한 상태가 이어지다가 하반기쯤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갑 사장은 내년 시황을 두고 “공급 쪽은 조정이 이뤄지는데 수요는 잘 모르겠다”며 “얼마 전 기업설명회에서 내년 투자를 1조∼2조원 정도로 한다고 발표했는데 현금 창출성 범위에서만 투자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혀 보수적인 투자 계획을 시사했다.

 이영하 사장은 내년 투자 전망을 놓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대부분 기업이 다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며 가전제품 대미수출과 관련, “미국의 시장 규모가 금융위기에 따라 5∼10% 축소돼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3, 4분기에 엄청난 실적 악화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T 불경기 우려가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불경기에 따른 투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나 CEO들은 무조건적인 투자 축소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권오현 사장은 “시황이 좋지 않아 아직 내년 투자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서도 “반드시 줄이겠다는 것은 아니며 시장 리더십을 이어갈 수 있는 투자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세웠던 중장기 설비 투자 계획을 당장 수정할 뜻이 없으며 추진 중인 샌디스크 인수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이상완 사장도 “차세대 규격을 계속 검토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단계에 왔다”고 말해 11세대 및 8-1 2단계 증설투자와 같이 이미 정한 투자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안수민·설성인기자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