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소양을 갖춘 시민을 길러내기 위한 새 기술 교과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대부분 기술 교육이 내용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창의적으로 문제를 발견, 해결하고 협동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기술에 대한 이해를 키워주는 내용을 비롯해 △발명과 디자인 △의사 소통 △기술을 둘러싼 사회와 인간 △진로 결정 등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보았다. 또 기술을 등한시하고 기술 교육을 망치질하고 톱질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한규 특허청 창의발명교육과 사무관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기계·전자·전기 등 주요 기술 분야를 융합한 접근법을 강조했다. 이사무관은 “기술 교육 역시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단편적 지식의 암기 위주로 진행되는 것이 문제”라며 “기술 관련 사실과 내용을 이해하고 직접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문제를 발견해 해결하고 자기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마다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시설이 잘 갖춰진 인프라를 활용, 학생들이 가상현실이나 3D로 기술 내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자료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산업 디자이너 수는 영국보다 많지만 디자인 경쟁력에서는 영국이 12배 앞선다는 조사도 있다”며 “학생 때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차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운묵 염창중학교 교사는 “공대 교수들이 기술 교과서를 집필하다보니 중·고등학생에게 필요한 교양 기술보다는 공학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며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등 기술적 마인드를 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의 한 방법으로서 발명 관련 내용을 교과서에서 더 많이 다뤄야 하며 기술 교육을 위한 당국의 지원과 교사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병욱 충남대 교수 역시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심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일반 국민이 기술에 대한 관심과 소양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시대 변화에 맞춘 내용을 교과서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