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은 휴대폰과 반도체였습니다. 그만큼 이 분야 우리나라 산업이 발전했다는 말일 텐데, 이렇게 발전한 것은 기업이 시장을 발굴하고 기술을 먼저 개발한 덕도 있지만 정부의 산업 육성방안에 도움받은 바도 큽니다. 각종 자금·세금 지원책이나 해당 산업 규제 완화 등은 물론이고 직접적인 다양한 산업 지원책을 내놓는 경우도 많지요.
정부는 항상 우리나라의 새 성장동력이 될 산업이 무엇인지 업계 건의를 받거나 혹은 직접 관찰, 발굴해냅니다. 다른 나라보다 중요 산업이 뒤처지지 않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정부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가능성 있는 성장산업 중 하나가 바로 의료기기입니다. 하지만 일반인은 의료기기를 쉽게 접하기 어려운만큼 이 산업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잘 알지 못합니다. 이번 주에는 의료기기 산업을 알아보겠습니다.
Q.전 세계 의료기기 산업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A.이 시장 규모는 이미 2006년 1832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성장률도 높습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의료기기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6.1%가량이 될 전망입니다. 2012년이면 2610억달러에 이른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의료기기는 제품 하나당 가격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인데다 선진국일수록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 비율은 미국 45%, 일본 10%, 독일 6%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우리나라 시장 규모는 30억달러 정도로 세계 10위권 수준입니다.
또 다른 의료기기 시장의 특징은 소수의 다국적 기업에 의한 독과점 체제가 형성돼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제너럴일렉트릭·지멘스·필립스 등이 꼽힙니다. 1∼7위 기업이 전체 시장의 60% 정도를 장악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Q.의료기기 시장 트렌드는 어떤가요?
A.의료기기의 전통적 수요층이 의사에서 일반대중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인구와 수명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폭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인데요, 이 말은 결국 의료기기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가 이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이유도 되지요.
전통 의료기기 기업이 아닌 곳들도 지속적으로 이 분야 진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IBM·인텔·퀄컴 등 IT기업이 의료기기의 ‘홈&모바일’ ‘바이오 칩’ 분야에 진출해 대중화와 시장 확대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또 IT 발달로 의료서비스가 병원 등 물리적 공간에 국한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 가능한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되는 것도 의료기기 시장의 중요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가 강점인 IT를 잘 활용한다면 이 분야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통 강호 기업이 가만히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지멘스·GE·필립스 등은 의료기기 사업 부문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국내 의료기기 산업 현황은 어떤가요.
A.국내 의료기기 생산규모는 2006년 1조9491억원으로 2001년 이래 연평균 10.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 대기업은 전무하며 영세 중소기업이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중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으로 등록된 1624개 업체 중 연 매출이 100억원 이상인 기업은 1.7%에 불과합니다. 제품별로 봐도 초음파진단기, 의료정보기기(PACS) 등 일부품목은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선진국 대비 기술력이 많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단층촬영장치(CT), 자기공명진단기(MRI) 등 고급 의료기기는 수입 증가로 무역적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지요. 1995년 4466억원이었던 무역적자가 2006년 9383억원으로 10년 사이 두배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정부 R&D투자는 확대 중이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지멘스의 5% 수준에 불과합니다.
Q.이런 안좋은 상황을 우리나라는 어떻게 헤쳐나갈 계획인가요.
A.막강한 브랜드파워와 자본을 앞세운 거대 해외 메이저 기업을 상대로 지금 이 상태로 전체 의료기기 분야 1등이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 판단입니다. 즉, 우리의 강점인 IT를 적극 활용한 u헬스케어 등 ‘IT 융·복합의료기기’ 시장을 집중적으로 노릴 계획입니다.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정부는 의료기기산업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선적으로 오는 2012년까지 2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시장지향형 R&D를 추진하고, 의사(병원) 참여를 의무화해 국산개발 의료기기의 신뢰성과 초기시장을 확보하게 됩니다.
다음으로는 의료기기산업의 성장기반 확충을 위해 첨단의료복합단지조성과 연계, 2012년까지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를 설립,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원주-성남, 안산-김해를 잇는 첨단의료기기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세 번째로 새 의료기기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의료기기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디지털병원(IT+병원건설) 수출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최순욱기자 choisw@
◆`신문보내기 캠페인` 참여 업체- 시맨틱스
시맨틱스(대표 조광현 www.semantics.co.kr)는 지난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IT박람회 ‘세빗(Cebit)’에서 세계 최초의 시맨틱 검색 서비스 ‘큐로보(Qrobo·www.qrobo.com)’를 선보인 대표적인 지능형(시맨틱) 웹 전문 기업이다.
시맨틱스는 큐로보의 핵심을 검색 자체로 설정하고 콘텐츠 구축에 집중하는 포털서비스와는 달리, 검색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큐로보의 검색 엔진은 웹 정보의 의미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분류할 수 있으며, 문서 간의 상호관련성의 정도까지 파악할 수 있다. 이로써 다량의 인터넷 정보 가운데서도 검색자가 원하는 가장 정확한 검색결과를 이끌어낸다. 웹 정보량이 많으면 정확도가 더욱 높아진다.
또 시맨틱스는 큐로보 검색을 언어에 구애받지 않도록 만들었다. 검색 엔진이 해당 언어로 된 웹 정보를 수집해 그 언어의 체계를 자동으로 습득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언어 변환 작업 없이 다국어 서비스와 글로벌 검색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
시맨틱스는 현재 국내보다 해외 서비스 기회를 더욱 크게 모색하고 있다. 올해 국내 검색엔진 최초의 일본어 서비스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세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시맨틱스는 “일본을 비롯한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먼저 첨단 검색 서비스 큐로보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순욱기자
◆시맨틱스 조광현 CEO 인터뷰
“토종 글로벌 검색은 더 이상 꿈이 아닙니다. 큐로보가 이 꿈을 현실로 만들겠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글로벌 검색엔진 개발이 목표라고 조광현 시맨틱스 사장은 말했다. 그는 20대 초반이던 1996년, 검색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큐로보의 진가는 해외 시장에서 더 인정받을 것입니다. 시맨틱 검색에 대한 세계 유수 기업의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세계 시장에서 큐로보의 경쟁력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큐로보의 행보를 늘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바쁘게 하루를 보내지만 신문 읽기는 빠뜨리지 않는다는 조 사장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신문은 매우 유용한 정보창고”라며 “언론과 기업은 청소년의 교육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청소년을 위해 신문은 정확하고 의미 있는 뉴스를 전달해야 할 것”이라며 “전자신문의 신문 보내기 운동은 미래 사회에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해내는 데 기업이 일조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조 사장은 최근 청소년들이 영어와 컴퓨터 공부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정작 세상을 보는 넓은 시각을 키우는 데는 소극적이라며 더욱 적극적으로 견문을 넓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준다는 면에서, 신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없다면 세계에서 통하는 인재가 될 수 없다”며 “신문을 보며 폭넓은 정보를 지속적으로 접하는 것은 창조적인 청소년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도서
◆한국 헬스케어산업의 미래 경쟁력, 2005, 윤인모, 삼성경제연구소
1990년대 초반 의료 개방이 화두에 오르면서 주목하기 시작한 우리나라 헬스케어 산업의 현실과 선진국의 사례를 점검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 의료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갖춰야 할 경쟁력 요소를 고찰했다.
특이한 점은 문화로 시작해 사업적 시각으로 헬스케어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 갔다는 점. 현장 의사 출신 저자는 우리나라의 헬스케어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요소가 문화라고 본다. 헬스케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헬스케어 문화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헬스케어 시스템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헬스케어의 측면에서 본 문화는 바로 질환과 인간 사이의 도전과 극복이 반복되는 과정 자체다.
◆전염병의 문화사, 2001, 아노 카렌, 권복규 역, 사이언스북스
이 책은 의료기기나 헬스케어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진 않았지만 질병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저자는 전염병을 단순한 악이나 병균의 움직임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저자는 질병, 특히 전염병은 미생물과 인간 사이의 끊임없는 대결과 극복, 공존의 노력이 빚어낸 산물이라고 본다. 어떤 시기엔 특정 미생물이 발현, 득세해 전염병으로 나타나지만 인간이 내성을 기르고 그걸 억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전염병은 물러가 자신이 다시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기다리고 적절한 환경에서 다시 나타난다. 이런 많은 전염병은 인간 역사를 바꿔왔다. 질병으로 인한 인간의 고난을 보여 주는 동시에 미생물을 인간과 같은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하게 해 미생물과 공존하거나 그들의 공격에 대비하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