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러닝 업계 `내우외환` 시달려

 e러닝 업계가 성장모멘텀 부실로 고심하고 있다. 내적으로는 대기업의 중·고교 e러닝 시장 진출 등으로 경쟁이 악화되고 있고 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심화로 성인 e러닝 시장 신규 수요 창출이 어려워 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e러닝 교육업체들이 과열경쟁과 경제상황 악화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달 초 KT는 특목고·국제고 입시 전문학원으로 유명한 정보학원과 합작해 정보에듀를 만들어 중·고교 e러닝 시장에 진출했다. 정보에듀가 시장에서 일으키는 파장은 아직 크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e러닝 업계 관계자는 “교육 산업도 산업이기에 대기업의 진입은 기존 업체들에 분명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정보에듀의 경우 IPTV 시장이 커지면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현재 중·고등 e러닝 시장에는 KT 외에도 SK커뮤니케이션즈의 ‘이투스’, 성인 e러닝 시장에서 선두기업인 크레듀의 ‘크레듀M’, 대교의 ‘공부와락’, 상장기업인 비유와 상징의 ‘수박씨닷컴’ 등 대기업 및 중소 e러닝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AIG, 리먼브러더스 등 대규모 외국계 펀드들이 수십억원부터 수백억원까지 적극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교육시장도 투자금 회수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실제 논술교육 및 교육포털로 유명한 엘림에듀의 경우 구제를 기다리고 있는 미국의 리먼브러더스가 엘림에듀의 자산액 200억원 중 절반을 투자했고 조기상환을 통보한 바 있다. 이에 엘림에듀는 지난달 23일 공시를 통해 이미 발행된 전환사채 및 차입금 상환을 위해 19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희영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는 눈에 띄게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는 않지만 외국계 펀드가 국내 교육업체에 투자를 많이 한 만큼 빠져나갈 경우 리스크를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 반응도 미지근하다. 교육업체 대장주인 메가스터디의 경우 3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한 661억원, 영업이익은 9.1% 증가한 273억원으로, 기대보다 매출이나 영업이익면에서 둔화됐다는 평가가 많다. 양은정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e러닝 시장 전망이 그렇게 밝지는 않은 편”이라며 “기업 e러닝 같은 경우 안정화 단계인데다 내수경기도 좋지 않은 편이기에 직무재교육·고용보험 환급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성현기자 ar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