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기분좋은 반란`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매출이 올해 두 자리 성장률을 지속하면서 사상 첫 3조원(내부 매출 제외)의 벽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특히 영업이익에서 사상 처음 메모리반도체사업 부문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됐다. 메모리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종합 반도체업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15일 삼성전자와 증권가에 따르면 이 회사의 반도체총괄 시스템LSI사업부는 올 3분기까지 누계 매출이 2조35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올해 매분기 15∼16%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3조원대 매출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지난해 시스템반도체 매출은 2조8504억원이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올해 3조원대 초반이 아닌 실제로 그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면서 “내부거래 매출까지 포함하면 4조원대를 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IR에서 발표하는 시스템반도체 매출은 통상 그룹 공급 물량(총매출의 3분의 1 수준)을 제외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 시스템반도체 매출 2조2800억원으로 2조원대에 오른 이후 4년 만에 3조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도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 올해 3조26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도 지난 2004년 메모리와 시스템LSI로 구분해 경영 실적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메모리반도체사업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가격 급락으로 메모리반도체가 부진한 틈을 타 시스템 반도체가 3분기 중 영업이익에서 추월하고 연말께엔 메모리 영업이익의 5배에 달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올 연말 누계 영업이익이 메모리는 770억원, 시스템 반도체 384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스템반도체 매출이 메모리반도체 매출의 21.6%(2007년 기준)에 불과하지만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반도체총괄의 영업 손실의 폭을 메우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이러한 성과는 메모리 대비 비교적 공급가격이 안정적인 스마트카드 칩·디스플레이 구동칩(DDI)·MP3P용 IC·내비게이션용 AP(Application Processor)·CMOS 이미지센서 등의 선전 덕분으로 풀이된다.

  안수민기자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