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내년도 설비투자 5000억 더 늘린다

하반기 8세대 증설 투자

LGD, 내년도 설비투자 5000억 더 늘린다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설비 투자 규모를 5000억원 정도 더 늘린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14일 저녁 기자 간담회에서 2조원 미만으로 책정했던 내년도 설비 투자 규모를 5000억원 안팎에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평균 3조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면서 “내년 투자는 분명히 플러스 알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전 세계 LCD 패널 시장에 공급 과잉이 초래되더라도 2010년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께면 8세대 증설 투자나 11세대 신규 투자, 중국 광저우 모듈 공장 증설 투자 등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다만,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라인 투자에는 다소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전략이다. 권 사장은 “노키아를 제외하고 아직은 AM OLED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곳이 없다”면서 “생산성이나 원가를 고려할 때 당분간 AM OLED 쪽에는 큰 투자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 한때 5세대 이상 대형 AM OLED 패널 양산 투자도 검토했으나 최근 3.5세대 1기 라인만 투자하기로 하고, 일본 도키사를 장비 주 공급사로 선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또 내년에도 전후방 연관 산업군을 묶는 이른바 ‘사업 변신(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권 사장은 “내년에도 이 같은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전방 산업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TV 업체인 암트란과 제휴를 맺고 중국에 LCD TV 모듈·세트 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처럼 중국 내 TV 업체와 추가적인 합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장 침체 상황에 대비해 당분간 감산 기조를 지속하고 틈새 영역인 ‘넷북’ 시장과 TV용 LCD 패널 매출을 늘려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기로 했다.

 권 사장은 “내년 시장 상황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패널 가격은 올 4분기 바닥을 친 뒤 비교적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원·달러 환율을 1000∼1100원 사이에 두고 경영 계획을 수립 중이다. 한편 유럽 시장 전진기지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모듈 공장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2개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